코스피 3,000 돌파를 보는 증권사 센터장 2인의 상반된 시각

입력 2021-01-07 14:08  

코스피 3,000 돌파를 보는 증권사 센터장 2인의 상반된 시각
"현재 과열" VS "주도종목 달라져"
"성장산업 골라 멀리보고 장기 분산투자"엔 한목소리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도 증시 과열 여부를 두고 엇갈린 판단이 나오고 있다.
신중론을 펴는 측은 전통적인 가치평가(밸류에이션) 지표 잣대로 볼 때 현재 증시는 과열 구간에 진입했다고 판단한다.
반면 낙관론을 펴는 측은 한국 증시의 주도주가 성장산업 위주로 재편됐으므로 과거 가치평가 잣대로 시장을 판단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다만, 신중론과 비관론 관점 모두 투자 초심자를 향한 조언에서는 의견이 일치했다. 성장 가치가 높은 주식이나 이런 주식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를 한 번에 사지 말고 오랜 기간 분산해 사들이고 장기투자하라는 것이다.
최근 증시 판단 및 투자 조언과 관련해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과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의 견해를 개별 전화 인터뷰를 통해 들어본 뒤 문답 형태로 나열했다.

--주가수익비율(PER), '버핏 지수'(GDP 대비 전체 시총 비율) 등 전통적인 지표를 기준으로 보면 현재 증시가 과열이라는 시각이 있다.
▲ 정용택 센터장 = 단기적으로 과열이라고 본다. 현재 버핏 지수는 그동안 추세에 견줘 2 표준편차를 상회(확률 분포상 상위 2.3% 이내 구간)하고 있다. 과거 이런 시기는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시기, 2007년 금융위기 직전 시기 단 두 차례였다. 쉽게 오는 상황이 아니다. 과열이라고 보는 이유다.
▲ 고태봉 센터장 = 주가수익비율과 같은 밸류에이션 지표는 상대적인 것이다. 미국도 산업별로 다른 주가수익비율을 적용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애저(Azure)라는 클라우딩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밸류에이션이 높아졌다. 한국 증시는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비싼 것이다. 하지만 미국 성장기업들이 적용받는 밸류에이션에 견줘 보면 싸다.
-- 한국 증시 대표 종목들이 과거의 전통적인 '굴뚝산업'이 아닌 이른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미래 성장산업 중심으로 재편됨에 따라 전통적인 잣대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있다.
▲ 정 센터장 = 주도주가 바뀐 것은 맞다. 하지만 주도주가 바뀌었다고 시장 밸류에이션이 점프하는 것은 아니다. 2007년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할 때도 '중국이 글로벌 경제의 중심으로 부상해 성장을 지속할 것이므로 지금 주가 수준은 싸다'라는 논리가 나왔다. 그에 따라 관련 종목도 단기 급등했지만 결국 하락했다. 주식은 기대감으로 상승하지만, 펀더멘털이 따라와야 한다. 지금은 기대감이 앞섰다. 펀더멘털과의 괴리를 좁히는 과정이 필요하다.
▲ 고 센터장 = '굴뚝산업'보다 제레미 리프킨 쓴 '좌초자산'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환경 규제가 강화된다면 좌초산업은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국내 증시는 시총 상위 기업이 많이 바뀌었다. 과거엔 POSCO, 한국전력, SK텔레콤 등이 있었다. 지금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NAVER, 카카오, LG화학, 삼성SDI 등이들어섰다. 좌초자산이 여전히 많지만 그럼에도 주가가 오르는 것은 미래 성장주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 단기 조정 가능성은. 조정을 발생시킬 만한 요인은 어떤 게 있나.
▲ 정 센터장 = 증시에 조정 가능성은 늘 있다. 코로나19 확산세, 1분기 중 북미·미중 지정학적 불안정 대두 가능성, 공매도 금지 종료, 금리 상승, 1분기 기업 실적 등이 트리거가 될 수 있는 요인이다. 3,000선을 넘기면서 기업실적 기대치가 높아졌다. 발표 실적이 기대에 미치느냐에 따라 시장이 갈림길에 설 수 있다.
▲ 고 센터장 = 미국의 금리 상승, 인플레이션 상승 등이 조정장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 3,000선에 오르면서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상황이다. 금리가 오르면 차익실현 욕구가 자극받을 수 있다. 좌초자산에 해당하는 산업의 경우 신용 문제가 대두할 가능성이 있다.
--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최근 증시에 진입한 개인이 많다. 이들을 어떻게 바라보나.
▲ 정 센터장 = 젊은 층의 주식시장 참여는 긍정적으로 본다. 젊은 층은 근로소득 기간이 많이 남았다. 위험 감내 기간이 길고 장기투자가 가능하다. 원칙에 맞게 투자하면 좋은데 너무 조급하게 보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 '곱버스'(인버스 레버리지형 투자상품) 매수나 신용 증가가 대표적인 예다. 단기 승부는 바람직하지 않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 고 센터장 = 예전의 '아주머니 부대'하곤 다른 것 같다. 학습을 많이 하는 '스마트 개미'라고 생각한다.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나 유튜브를 통해 투자 정보도 많이 오픈돼 있다. 여러 투자수단이 생기면서 개인들의 위험관리도 가능해졌다. 곱버스를 좋지 않은 시각으로 보지만, 헤지 수단이 개인에게도 오픈돼 있다고도 바라볼 수 있다. 금도 상장지수펀드(ETF)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시장 국면별로 투자할 만한 대상이 많아졌다.
-- 투자 초심자에게 조언을 부탁하자면.
▲ 정 센터장 = 기본적으로 장기투자가 맞다. 장기투자에선 진입 시점이 중요하지 않다. 어떤 기업을 사느냐가 중요하다. 장기 성장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정책 수혜주가 이에 해당한다. K-뉴딜 지수 구성항목을 보면 2차전지, 친환경주 등 이와 관련한 종목을 대부분 포괄한다. 4차 산업 플랫폼 주식도 향후 근간이 될 장기 성장주다. 물론, 이미 많이 올랐다. 한 번에 들어가지 말고 오랜 기간 분할 매수해서 장기투자해야 한다. 개별 종목을 고르는 데 부담이 있거나 해외 투자 쪽에 관심이 있으면 ETF가 추천할 만하다.
▲ 고 센터장 = 우선 좌초자산과 성장산업을 잘 구분해야 한다. 지금 증시에 진입하려 한다면 한 번에 투자해선 안 된다. 성장산업은 시계를 길게 가져가야 한다. 올라갈 때 비싸게 사기보단 떨어질 때마다 사는 게 좋다. 종목을 잘 모르겠으면 ETF가 대안이 될 수 있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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