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 우크라여객기 격추 1년 맞아 "아직도 부끄러워"

입력 2021-01-0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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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외무, 우크라여객기 격추 1년 맞아 "아직도 부끄러워"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항공(UIA) 여객기 격추 사건 1년을 맞아 6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했다.
자리프 장관은 "나는 비극적인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사건을 생각하면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부끄럽다"라며 "무고한 희생자와 유족에 진심으로 추모의 뜻을 가득 담아 사과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토끼같은 자식을 잃고 홀로 된 부모가 어떤 겪어야 했던 그 쓰린 순간을 안다"라며 "그들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나 자신이 더욱 부끄럽다"라고 적었다.
당시 사건이 난 뒤 사흘 뒤에야 이란군과 정부가 격추 사실을 인정한 데 대해 자리프 장관은 "사건이 난 이틀 뒤 오후에야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자마자 이를 솔직히 국민과 전 세계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쓰라린 사실을 전 세계가 알게 되면 얼마나 큰 국제적 압박을 나와 (외무부) 동료들이 감당해야 할지 잘 알았다"라며 "그러나 어렵지만 이런 끔찍한 실수를 인정하는 용기를 내는 것이 더 중요했다"라고 덧붙였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이날 열린 내각 회의에서 "사건 당일부터 책임자 모두를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고 선언했다"라며 "오늘까지도 우리의 그런 태도는 변하지 않았으며 사법부가 이를 실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란 내각은 지난달 희생자 유족에 각각 15만 달러(약 1억6천만원)를 배상하기로 의결했다.
우크라이나항공 여객기 격추 사건은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임박한 긴장 속에 발생했다.
지난해 1월 3일 미군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무인기로 폭사시키자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1월 8일 새벽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군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 22발을 발사했다.
공교롭게 탄도미사일이 발사된 지 1시간여 뒤인 오전 6시 12분께 우크라이나 보잉 737-800기종 여객기가 테헤란 국제공항에서 이륙했고, 3분 뒤 혁명수비대가 쏜 방공미사일 2발에 맞아 추락해 폭발했다.
이 사건으로 이 여객기에 탄 승객과 승무원 176명이 모두 숨졌다. 국적별 사망자는 이란인 82명, 캐나다인(이란 이중국적자) 63명, 우크라이나인 11명, 스웨덴인 10명 등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 여객기를 미국이 이라크에서 테헤란을 향해 쏜 순항미사일로 오인하고 실수로 격추했다고 해명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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