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방글라데시·파키스탄 대기오염으로 매년 34만9천여건 임신손실 발생
"WHO 초미세먼지 농도 기준 지켰으면 29% 줄었을 것"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 대기 오염이 유산이나 사산 등 여성의 임신 손실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CNN방송은 국제학술지 랜싯 플래니터리 헬스(Lancet Planetary Health)에 게재된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7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인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하는 34만9천여건의 임신손실(pregnancy loss)이 대기 오염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들 국가가 인도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 기준(40㎍/㎥)을 준수했다면 2000년부터 2016년까지 발생한 임신 손실의 7.1% 가량을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초미세먼지 농도 기준(10㎍/㎥)을 지켰다면 임신 손실이 29% 가량 줄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기에 포함된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은 임산부의 태반에 침투해 결국 태아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대기오염과 임신손실의 상관관계에 관한 수량적 연구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CNN은 전했다.
베이징대 타오 쉐 조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위험한 수준의 대기오염을 개선하기 위해 시급히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대기오염과 관련된 임신 손실은 인도와 파키스탄 북부 평원지대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했다. 아울러 임산부가 시골 지역에 거주하거나 나이가 많을수록 위험성이 더 컸다.
연구진은 임산부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하는 한편 위성 사진을 이용해 대기 오염도를 추정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대기질이 나쁠수록 저소득 국가에서는 임신 손실 위험이 크다"며 "대기질을 개선하면 유산 및 사산을 예방하는 동시에 임신 손실로 인한 우울증, 후속 임신시 유아 사망 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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