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쿠데타 시도한 것 같다…경찰도 묵인 정황"

입력 2021-01-08 09:33   수정 2021-01-0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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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쿠데타 시도한 것 같다…경찰도 묵인 정황"
유럽 안보관리들 진단…구체적 증거는 제시 않아
"의사당 주변 시위에도 허술한 준비…트럼프 선동"
"시위대가 손쉽게 의사당 진입한 과정 조사 필요"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미 의사당에 난입한 사건을 두고 '트럼프의 의도적 쿠데타 시도'로 보는 시각이 유럽에서 나온다고 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7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프랑스 등 유럽 국가의 안보 관련 관리 3명을 인용해 이 사건의 정황상 우발적인 폭력 사건이라기보다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에 따라 발생했고, 의사당 경호를 담당하는 경찰 등 일부 연방 기관도 최소한 묵인했다고 분석했다.
'쿠데타 시도'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프랑스의 경찰 관계자는 이날 난입을 쿠데타 시도라고 부를 수 있는 정황으로 경찰의 어설픈 대응을 꼽았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집회를 한 뒤 의사당으로 몰려갔는데 통상적이었다면 최고 경호시설인 의사당 주변에서 집회·시위가 벌어지면 경찰이 참석자들이 돌발행동을 하지 않도록 경찰통제선을 치고 철저하게 통제한다.
하지만 이날은 이들이 의사당으로 몰려가도록 사실상 방치했고, 오히려 시위대가 의사당에 진입할 수 있도록 철제 펜스를 열어주는 듯하거나 의사당에서 이들과 사진을 찍는 모습도 보였다.

이 프랑스 경찰 관계자는 "여러 가지 허점이 겹쳐 시위대를 통제하지 못했고 이는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이다"라며 "경찰은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시위대를 둘러싸고 관리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의사당 안팎을 경호하는 경찰의 엄격하고 훈련된 '프로토콜'과 다르게 대응한 점은 이번 난입 사건을 결과적으로 최소한 방조한 책임이 있고 이는 단순 실수가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어 "이날 백악관 앞 시위대는 전혀 통제되지 못했고, 의사당까지 제지받지 않고 의사당으로 향할 수 있었다"라며 "의사당을 제대로 경호하지 못했고 상황에 대한 최종 보고 대상은 대통령인만큼 이 경위를 조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요 시설 경비의 절차를 고려할 때 조사해보면 의사당 주변에 연방 경찰력이 추가로 배치되지 못하도록 개입한 사실이 드러날 수 있다"라고 추측했다.


또 난입 사건 2시간 뒤에서야 주방위군이 출동한 것도 이런 쿠데타 시도를 묵인한 정황이라고 이 매체는 주장했다.
의사당 보안을 담당하는 의회경찰은 주변에서 시위가 예정되면 연방 정보기관, 주경찰, 주 방위군과 조율하는 게 통상적인데 이번엔 이 과정이 아예 없었거나 너무 늦었다는 것이다.
다른 유럽 소식통은 이 매체에 "대선에 진 대통령이 지지자들 앞에서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공화당을 '배신자'라고 연설했다"라며 대통령이 이들에게 의사당으로 몰려가야 한다고 말했다는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현직 대통령이 통솔하는 연방 기관이 (의사당의) 보안 대책을 제대로 수립하지 않았고 이런 상황에서 지지자들이 급습했다"라며 "지지자들이 빠르게 마지막 경찰 통제선을 훌쩍 넘을 수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뒤 의사당을 공격하는 이들에게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그만두라고 사실상 말하지는 않았다"라며 "오늘 우리 정부에 '트럼프가 시도한 쿠데타가 실패했다는 합리적인 수준의 확신이 있다'고 보고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의 '쿠데타 시도'가 실패한 것에 천만다행이라는 반응이 나온다고 전했다.
유럽 정보기관의 한 관리는 "미국에서 쿠데타가 성공했다면 우리는 미국에 대해 금융제재와 외교, 군사 봉쇄로 대응해야 하는데 이는 상상하지 못할 만큼 어려운 일"이라며 "(쿠데타 시도가) 성공하지 못해 신에게 감사한다"라고 말했다.
이 관리는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트럼프 시대에 미국의 특권과 도덕적 우위가 충격적인 속도로 추락함으로써 칩을 하나 얻게 돼 기쁠 것"이라며 "미국이 자초한 혼돈의 순간마다 중국, 러시아는 물론 터키, 헝가리 등의 군소 독재자를 돕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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