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발리 테러로 자국민 88명 사망한 호주, 유감 표명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202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2년 발리 폭탄테러 배후로 지목된 인도네시아 이슬람 성직자자 8일 출소해 이목이 쏠렸다.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이슬람 급진주의 성직자 아부 바카르 바시르(82)는 이날 오전 5시 30분께 자카르타 외곽 보고르 교도소에서 석방돼 승합차를 타고 고향인 솔로로 향했다.
알카에다 연계 테러 조직인 제마 이슬라미야(JI)의 정신적 지도자인 바시르는 2002년 발리 테러 배후로 지목돼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2006년 대법원에서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바시르는 2010년 아체 테러 훈련소에 자금을 댄 혐의로 재차 입건돼 2011년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10년을 복역했으며, 55개월(4년 7개월)을 감형받고 이날 형기 만료로 출소했다.
바시르의 아들은 "코로나 상황이기에 아버지가 군중과 만나는 것을 피하게 하고 싶을뿐"이라며 "코로나가 종식될 때까지 아버지는 휴식을 취하며 가족만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발리 테러로 자국민 88명의 목숨을 잃은 호주 정부는 바시르의 출소에 곧바로 유감을 나타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이날 "바시르의 출소는 발리 테러로 숨진 호주인 88명의 가족, 친구들에게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석방 결정은 인도네시아 사법제도의 문제이며 이를 존중해야 하지만, 호주인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발리 테러 생존자 얀 라친스키는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바시르의 석방에 마음을 다쳤다. 정의가 실현되는 것을 보고 싶었다"며 "테러 때 입은 화상으로 다음 주에도 수술을 받는 사람이 있다.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