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자 수는 큰 변화 없어…"작년보다 위기감 약한 것 같다"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사태 선언이 발효된 첫날인 8일 도쿄의 출근길 전철은 직장인들로 붐볐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전날 도쿄 등 수도권에 긴급사태를 선포하면서 재택근무 등을 통해 출근자 수를 70% 줄여달라고 호소했지만, 평소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 아직은 출근을 자제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보였다.
도쿄의 순환 전철인 오에도(大江戶)선에서 만난 50대 남성 직장인은 이날 연합뉴스에 "특별히 일하는 방식이 바뀌지 않았다"며 "예전부터 계속 회사에 출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작년 4~5월 긴급사태 발령 때와 달리 이번에는 오후 8시 이후 외출 자제와 음식점 영업시간 단축 등 야간 대책이 중심이어서 아침 출근 풍경은 전날과 큰 변화가 없었다고 전했다.
30대 남성 직장인은 니혼게이자이에 전철이 평소처럼 혼잡했다며 "작년 봄과 비교해 사람들이 느끼는 위기감이 약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긴급사태 선포 기간은 이날부터 다음 달 7일까지이며, 대상 지역은 도쿄도와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지바현 등 수도권 1도·3현이다.
사흘 연휴가 끝나는 이달 12일부터는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수도권 출근자 수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40대 여성 직장인은 이날 오에도선으로 출근하면서 연합뉴스에 "지금까지는 격일로 출근 있다"며 "이제는 다시 텔레 워크(재택근무)를 할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나가와현 요코하마(橫浜)시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회사원도 "작년 5월 긴급사태 선언이 해제된 후에 회사 전체적으로 출근율이 높아졌다"면서 앞으로 회사가 출근자 수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수도권 시민들은 일본 내 코로나19 감염이 급속히 확산하는 상황에서 스가 총리의 긴급사태 발령이 너무 늦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냈다.
요코하마시 거주 20대 여성은 "연말연시 연휴 전에 발령했어야 했다"며 "긴급사태 선언이 나오지 않아 귀성하는 사람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긴급사태 발령이 늦은 이유에 대해서는 경제를 우선시했거나 발령 때 국민의 비판을 받을 것을 두려워한 것이 아니겠냐는 반응을 보였다.
오에도선에서 만난 40대 여성도 긴급사태 발령이 늦었다며 "작년 12월 초부터 겨우 버티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수도권 외 오사카(大阪)부 등 다른 지역으로 긴급사태 발령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도쿄도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회사원은 "왜 수도권 1도·3현뿐이냐"며 "오사카 등 긴급사태 발령을 요청하는 지역에 발령하지 않는 것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재보조: 무라타 사키코 통신원)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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