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북, 바이든에 과감한 조치 요구"…핵실험 복귀 우려도(종합)

입력 2021-01-09 23:11  

美전문가 "북, 바이든에 과감한 조치 요구"…핵실험 복귀 우려도(종합)
"바이든 정부 초기에 대화 가능성 작아…초가을까지 기회 있을 것"
"항구적 평화는 한미공동전략·인내 필요"…"전술핵무기는 큰 문제"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변덕근 특파원 = 미국의 전문가들은 8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내놓은 '강대강 선대선' 원칙과 적대시 정책 철회 요구 등 대미 메시지와 관련, 미국의 변화를 압박하면서도 차기 조 바이든 행정부와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을 '최대의 주적'으로 표현하고 '전술핵무기 개발' 등을 언급한 데 대해선 북한의 비핵화 지연과 핵실험 복귀 가능성을 우려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한국담당 국장은 김 위원장의 노동당 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나온 대미 메시지에 대해 "김 위원장은 핵 프로그램에 관해 미국과의 교착 상태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보고 있다"며 이는 "미국이 소위 적대시 정책을 제거하기 위해 과감한 첫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김 위원장이 어떤 것도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은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조처를 하기 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 회복, 중국 문제 등을 먼저 다뤄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제재 완화가 곧 이뤄지지는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장기적 준비를 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문제가 바이든 행정부 초기에는 국가안보 관심사 중에서 가장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면서도 당장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몇몇 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잘하면 초가을까지 대화의 기회가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실장도 "바이든 행정부는 외교관들이 관여하고 작은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대북 협상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 방식을 비판하고 실무 협상을 통한 상향식 접근을 강조해왔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항구적인 평화는 한미 공동의 전략과 인내를 필요로 하는 장기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핵실험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대니얼 디페트리스 '디펜스 프라이오리티스' 연구원은 트윗에 김 위원장이 "대외정치활동을 우리 혁명 발전의 기본 장애물, 최대의 주적인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지향시켜나가야 한다"고 언급한 내용을 올리고, 이는 비핵화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전히 제거할 시점을 한참 지났다"며 그런 일이 일어난다 해도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면서 "벨트웨이(워싱턴 정가)의 근시안적인 비핵화와 관련한 집착" 때문에 이런 점이 거듭 상기돼야 한다고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안킷 판다 미국 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은 트윗에서 북한 발표에 대해 "'이것은 얼마나 놀라운가'라는 점에서 내 대답은 '별로 놀랍지 않다'는 것"이라면서 소형·경량화된 전술핵무기를 개발하겠다고 한 데 대해선 "큰 문제"라며 "아마도 핵실험으로의 복귀를 의미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우리는 언젠가 북한이 계획한 질적인 핵 현대화에 대한 가장 중요한 선언 중 하나를 갖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판다 연구원은 블룸버그통신에 "김 위원장은 바이든 당선인이 대북 정책을 우선시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북한은 미국과 한국에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는 방식으로 핵실험을 재개하고 핵 능력을 질적으로 향상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트윗에서 "김 위원장은 미국을 '주적'이라고 부르면서 핵 개발을 계속할 것을 다짐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일부 전문가는 김 위원장이 바이든 당선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양측이 외교를 모색할 기회의 창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zoo@yna.co.kr
b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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