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된 B737-500 여객기…1993년 추락한 아시아나 여객기와 같은 기종
자카르타 앞바다 어부들 "굉음 듣고 추락 여객기 잔해물 발견"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자바섬 북부 해상에서 2년 3개월 만에 또다시 '닮은꼴' 여객기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9일 인도네시아 교통부는 오후 2시36분 자카르타 외곽 수카르노하타 공항에서 62명을 태우고 이륙한 스리위자야항공 SJ182편(B737-500)이 4분 뒤 레이더에서 사라지면서 연락이 두절됐다고 밝혔다.
교통부는 승객 50명과 승무원 12명이 탑승했고, 승객은 성인 40명, 어린이 7명, 유아 3명이라고 발표했다.
여객기는 당초 칼리만탄(보르네오섬) 서부 폰티아낙을 향해 이륙했으나 자카르타 북부 해상 '천개의 섬' 지역 란짱섬(Pulau Lancang)과 라키섬(Pulau Laki) 사이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됐다.
당시 인근 지역에서 조업 중이던 어부들은 "두 차례 굉음을 들었다"며 "비행기 동체 파편과 케이블, 청바지, 머리카락 등을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5시30분 "총력을 다해 수색하라"고 지시했다.
수색대는 자카르타 북부 탄중 프리옥항 등에 거점을 마련하고, 야간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생존자는 확인되지 않았고, 탑승자의 가족들은 수카르노하타 공항과 폰티아낙의 수파디오 공항으로 달려와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은 현재까지 한국인 탑승객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고 소식을 접한 인도네시아인들은 2년 3개월 만에 '악몽'이 되풀이됐다는 반응이다.
2018년 10월 29일 오전 6시20분 수카르노하타 공항을 이륙한 라이온에어 JT-610편(B737 맥스) 여객기가 이륙 12분 만에 자카르타와 인접한 서자바주 까라왕 군 앞바다에 추락해 탑승객 189명이 전원 숨졌다.
인도네시아 교통 당국은 1년에 걸친 조사 결과 보잉 737맥스 여객기 설계·인증 결함과 유지보수 및 조종사 잘못이 복합적인 사고원인이 됐다고 결론 내렸다.
보잉사는 작년 7월 라이온에어 추락기 사망자 189명 가운데 171명의 유족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보잉사는 합의 내용을 비밀에 부쳤지만, 로이터통신은 사망자가 미혼이면 최소 120만 달러(14억4천만원), 결혼해서 배우자와 자녀가 있다면 최대 300만 달러(36억원)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스리위자야항공은 자카르타에 본사를 두고 2003년 11월 설립된 인도네시아의 항공사로, B737-500 여객기 4대, B737-800 11대, B737-900ER 2대 등 18대의 항공기를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고가 난 B737-500 기종은 2000년까지만 생산된 노후 모델로, 1993년 7월 26일 아시아나항공 OZ733편의 전남 해남군 화원리 뒷산 추락사고도 같은 기종이었다.
당시 아시아나기 탑승자 116명 중 68명이 숨지고 48명이 생존했다.
스리위자야항공 사고기는 1994년 5월 처음 등록돼 26년간 운항한 여객기라고 현지 매체들은 보도했다.
항공기는 본래 계속 정비하기 때문에 정해진 사용 연한이 없지만, 한국의 경우 국토교통부가 2015년 8개 국적항공사와 제작한 지 20년이 넘은 항공기를 조기 송출하고 도입을 자제하기로 협약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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