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마드리드 등 중부지방에 8∼9일 사이 50㎝ 이상 적설
학교 휴교, 공항 폐쇄, 라리가 경기 연기 등 피해 잇따라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스페인을 강타한 폭설로 최소 4명이 사망했다고 AP, AFP 통신 등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수도 마드리드를 비롯한 스페인 전역에 전날부터 24시간 동안 최고 50㎝의 눈이 쌓인 여파다.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에서는 강둑이 무너지면서 차를 타고 근방을 지나가던 남녀 한 쌍이 강물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
마드리드에서는 54세 남성이 눈더미 밑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북동부 아라곤 지방에서는 노숙자가 저체온증으로 숨졌다.
1971년 이후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는 마드리드의 바라하스 공항은 전날 밤늦게부터 폐쇄됐고, 마드리드를 오가는 모든 열차도 취소됐다.
이사벨 디아즈 아유소 마드리드 주지사는 자치주 내 학교와 대학교에 이달 11∼12일 휴교령을 내렸다. 카스티야 라만차 지방도 같은 기간 학교를 열지 않기로 했다.
스페인 전역에서는 650개가 넘는 도로가 폐쇄됐고, 마드리드에서 카스티야 라만차, 안달루시아 지방 등으로 향하는 도로에는 차량 1천 대 이상이 여전히 갇혀있다.
쇼핑센터 경비원으로 일하는 산드라 모레나(22) 씨는 평소 15분밖에 걸리지 않는 출근길에 눈 속에 갇혔다가 12시간 만에 탈출할 수 있었다고 AP에 밝혔다.
모레나 씨는 "음식도, 물도 없는 상태에서 도대체 언제쯤 빠져나올지 알 수 없으니 우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파트리시아 만자라네스 씨는 RTV 방송과 인터뷰에서 고속도로에 15시간 동안 꼼짝없이 차 안에 갇혀있는데 휘발유까지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고 토로했다.
폭설로 인해 이날 오후 3시 열릴 예정이던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빌바오의 경기도 연기됐다.
사방이 하얗게 변한 마드리드 도심 곳곳에서는 언덕길에서 스키를 타거나 썰매를 타는 광경도 종종 목격됐다.
현재 스페인의 전체 50개 중 36개 주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졌으며 마드리드, 아라곤, 발렌시아, 카스티야 라만차, 카탈루냐 지방에는 최고 경보가 발령됐다.
각 지방 정부들은 군부대의 힘을 빌려 도로에서 제설 작업을 하고, 눈 속에 갇힌 사람들을 구조하는 데 행정력을 총동원 하고 있다.
스페인에 폭설을 몰고 온 폭풍 '필로메나'는 남부 해안 지방과 스페인령 카나리제도에는 강풍을 동반한 폭우를 뿌렸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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