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인의 대다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는 것에 대해 자신의 건강보다 주변 눈치에 더 신경 쓰는 경향이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0일 아사히신문이 지난해 11~12월 전국 유권자 2천216명(유효 답변)을 대상으로 벌인 코로나19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67%가 감염된다면 본인 건강 문제보다 주변 사람이나 직장 동료 등 남의 눈총이 더 걱정이라고 응답했다.
감염 후 중증화할 가능성에 대해선 87%가 '매우' 또는 '어느 정도'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중증화를 매우 우려하는 사람(42%) 중에서도 66%가 주변의 눈총이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외출 자제 등을 요청할 뿐이고, 강제력을 동원해 유동 인구를 적극적으로 통제하는 정책을 펴지 않고 있다.
외출 자제를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밖에 나갔다가 감염되는 것에 대해선 다수인 77%가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조사에선 다른 사람의 눈치 때문에 마스크를 쓰는 일본인도 꽤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마스크 착용 이유를 묻는 항목에서 35%가 감염 예방 수단이라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시선 때문에 쓴다고 답했다.
특히 30대 이하에선 이 답변을 내놓은 비율이 40%를 넘어 젊은 층일수록 주변 눈치를 더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마켓이나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볼 경우의 느낌으로는 "찜찜하다"는 응답이 75%에 달했다.
아사히신문은 코로나19 감염자에 대한 냉엄한 시선이 반영된 이번 설문 결과는 일본 사회에서 규범 준수 의식이 부족한 사람의 행동을 서로 감시하는 의식체계가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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