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문가들 "미국, 마지노선 침범"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미국 관리들과 대만 당국자 간의 접촉을 제한하는 규제를 해제한다고 밝힌 가운데 중국 당국이 미 행정부의 조치에 강력히 반발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의 행동에 결연히 반대하고 유감을 표한다"면서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이 있고, 대만은 중국 영토에서 떼어낼 수 없는 일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자오 대변인은 "중화인민공화국은 전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적인 정부"라며 "이는 국제사회가 공인한 사실"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 미국이 1978년 12월 16일 수교를 체결한 이래 미국은 중국을 유일한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해 왔다"면서 "미국의 소위 '대만관계법'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미국이 대만 문제를 이용해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중국의 핵심 이익을 침해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반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전문가들도 이번 조치가 미중관계의 마지노선을 침범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날 관영 글로벌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임기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서 중국에 매우 적대적인 움직임을 보였다면서, 중국은 군사적 해법이 보완된 외교 수단을 이용해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쑹궈유(宋國友) 푸단대 미국학센터 부소장은 "미국이 대만 관련 규제를 해제하면 중미 외교관계의 기본인 3대 연합 공보(미중 간 상호 불간섭과 대만 무기 수출 감축 등을 둘러싼 양국 간 합의)가 더는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미국의 고위 당국자들의 대만 방문을 허용할 가능성을 커지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댜오다밍(?大明)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교수는 "트럼프 행정부 말기에 대만에 미국 고위 관료가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전 방문과 달리 미국과 대만 간 공식적인 교류를 제도화하려는 계획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시간이 흐를수록 트럼프 행정부는 통제 불능의 혼돈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며 "폼페이오 장관은 미중관계에서 큰소리를 치면서 향후 자신의 정치 경력에서 중국 문제를 자신의 최대 치적으로 삼으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조 바이든 당선인의 대만 정책은 예측할 수 있고, 안정적일 것"이라며 "바이든 당선인은 대만에 대한 과거 미국의 공감대를 유지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수십 년 동안 국무부는 우리의 외교관, 군 장병, 다른 공무원과 대만 카운터파트들의 접촉을 규제하기 위해 복잡한 내부 제한을 만들었다"며 "스스로 부과한 이런 모든 제한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행정 기관들은 국무장관에게 위임된 권한에 따라 국무부가 이전에 내린 대만과의 관계에 대한 모든 '접촉 지침'을 무효로 간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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