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직무박탈 결의안→탄핵안 표결' 속도전…"긴급히 행동"

입력 2021-01-11 16:14  

펠로시 '직무박탈 결의안→탄핵안 표결' 속도전…"긴급히 행동"
탄핵 추진에 앞서 펜스에 "수정헌법 25조 발동" 마지막 압박
바이든 행정부 부담 고려해 트럼프 불신임 의결 등 대안도 거론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 미국 민주당 일인자인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탄핵 추진에 앞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대통령 직무를 박탈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10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펜스 부통령과 내각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를 박탈할 것을 요구하는 하원 결의안 채택을 오는 11일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지 않으면 12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만일 펜스 부통령이 24시간 내에 결의안에 담긴 요구를 이행하지 않으면 결국 하원에서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펠로시 의장은 "우리는 긴급하게 행동할 것"이라며 "왜냐하면 이 대통령은 목전에 닥친 위협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정헌법 제25조 4항은 대통령이 직무 불능 상태에 있다고 판단될 때 부통령이 직무를 대행하도록 절차 등을 규정한 조항이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건 이후 민주당은 탄핵소추 결의안 채택을 추진해왔다.
민주당 데이비드 시실리니 의원 등 3명은 오는 11일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난입 선동에 대한 책임을 물어 그에 대한 탄핵 결의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탄핵안 표결을 12일이나 13일께 진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펠로시 의장은 CBS방송 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해 "사람들이 탄핵을 지지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그가 다시는 대통령 직을 맡을 수 없도록 하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인 제임스 클라이번 의원은 CNN과 인터뷰에서 하원을 통과한 탄핵소추안을 상원으로 넘기는 것을 조 바이든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후 100일까지 미룰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는 탄핵 소추안의 상원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현실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원 탄핵소추안 통과 요건은 과반 찬성이다. 민주당은 435석 중 과반인 222석을 차지해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그러나 상원 의결을 위해서는 100석 중 3분의 2 이상인 최소 67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의석 수는 무소속을 포함한 민주당이 50석, 공화당이 50석이다.
또 탄핵소추안을 놓고 상원에서 양당이 맞설 경우 바이든이 대통령 취임 초반에 의제를 실행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당면 현안에 대응할 수 있는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민주당 하원 의원들은 최근 이번 주 내에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을 의결하되 상원 송부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초반을 넘겨서 진행하는 방안을 펠로시 의장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당선인 측도 탄핵소추안이 새 행정부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민주당 지도부와 물밑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탄핵에 비해 양당의 공조가 보다 수월할 것으로 예상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안 의결도 대안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bum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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