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불참해 논란 키워…도쿄 신규확진 7일째 1천명 넘어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해 긴급사태가 선포된 일본 수도권 지방자치단체가 불특정 다수가 집결한 성인식(成人式)을 강행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11일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일본의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올해 새로 성년이 되는 인구가 가장 많은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하마(橫浜)시는 '성인의 날'인 이날 요코하마 아레나 등에서 성년식을 열었다.
요코하마의 행사장 2곳에서 4차례에 걸쳐 모두 8번의 성인식을 열었는데 통상보다 참석자 수를 줄이기는 했으나 여전히 다수가 집결했다.
예를 들어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열린 첫 번째 성인식에는 예년의 50% 수준인 2천700여명이 참석했다.
요코하마시는 참석자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손 소독제를 비치했으며 행사 전후에 회식을 자제하라고 당부하는 등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일련의 조치를 시행했다.
그럼에도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해 긴급사태가 선포된 상황에서 성인식을 강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NHK의 보도를 보면 성인식은 체육관에서 참석자들이 한 자리씩 간격을 띄어 앉은 상태로 진행됐다.
하지만 행사장에서 만난 이들이 반가운 마음에 지인의 손을 맞잡거나 큰 소리를 지르는 장면도 카메라에 포착됐으며 외신 보도를 보면 참석자들이 거리두기를 하지 않고 밀집해 있는 경우도 있었다.
아이디로 'stg*****'을 쓰는 누리꾼은 "긴급사태 선언으로 (가나가와)현은 불요불급(不要不急)한 외출을 하지 말라, 여러 명이 모이지 말라고 하는데 만(명) 단위로 참가하는 성인식을 강행하다니"라고 지적했다.
누리꾼 'ton*****'은 "감염 위험이 높은 장소에 일부러 간다는 감각을 이해할 수 없다. (중략) 지금 이 시각에도 의료 종사자는 필사적으로 치료를 하고 있다"며 "성인식에 참석한 분들은 의료 종사자들에게 가슴을 펴고 자신이 한 일을 이야기할 수 있냐"며 참석자를 비판했다.
하야시 후미코(林文子) 요코하마 시장이 이날 성인식에서 인사말을 할 예정이었으나 대상포진으로 입원했다며 불참해서 논란을 더 키우고 있다.
한 누리꾼은 하야시 시장이 긴급사태에도 성인식을 하기로 해놓고 정작 본인은 불참했다며 "적을 앞에 두고 도망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꼬집었다.
요코하마시와 달리 다수의 지방자치단체는 감염 확산 우려를 고려해 행사를 취소하거나 온라인으로 대체했다.
예를 들어 도쿄도(東京都) 스미다(墨田)구는 애초에는 약 2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인식을 하려고 했으나 긴급사태 선언 등을 고려해 기존 행사를 취소하고 새로 성인이 된 9명과 구청장 등 소수만 참가한 성인식을 열고 행사 모습을 온라인으로 공개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계속 빠르게 늘고 있다.
이날 도쿄에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1천219명이 보고됐다.
도쿄의 하루 확진자는 이달 5일부터 7일 연속 1천명을 웃돌았다.
누적 확진자는 7만6천163명으로 늘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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