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AI 로봇청소기 등 공개…"사람 중심 혁신하겠다"
LG전자, 가상인간 연사 내세우고, 세계 최초 '롤러블 폰' 선보여
미 버라이즌, 7개 카메라로 NFL 생중계·박물관 소장품 디지털화
(샌프란시스코·서울=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김영신 김철선 기자 =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1'이 11일(미국 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개막해 글로벌 업체들이 신기술과 미래비전을 과시했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는 '집·일상·사람'을 주제로 참가해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을 접목한 혁신 제품·서비스를 대거 선보이며 세계 시장을 이끄는 선도적 지위를 확인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날 온라인 설명회를 열고 전략 신제품과 개발 중인 미래형 로봇 등을 소개했다.
CES 2021이 전면 온라인으로 개최되면서 예년과 같은 대규모 전시는 꾸리지 못했으나, 중국 화웨이가 불참하는 등 올해 참여 기업들이 대폭 줄어들며 업계와 미디어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더욱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쏠렸다.
삼성전자 연구·개발 조직인 삼성리서치의 승현준 소장(사장)은 프레스 컨퍼런스에 나와 "코로나19가 비대면 시대로 전환 등 새로운 일상과 위기를 가져왔으나, 이를 극복하고 더 나은 일상으로 나아가는 노력을 다같이 해야 한다"며 "삼성전자가 사람 중심의 기술·혁신으로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인텔의 AI 솔루션을 탑재한 로봇청소기 신제품 '삼성 제트봇 AI', 그리고 제트봇 AI를 활용한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 '스마트싱스 펫'을 공개했다.
현재 연구 중인 새로운 가정용 서비스 로봇 '삼성봇™ 핸디'(Samsung Bot™ Handy)도 이날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스스로 물체의 위치나 형태 등을 인식해서 잡거나 옮기고 다양한 집안일을 돌본다.
이 외에 기존에 공개됐던 돌봄 로봇, 서빙 로봇, 착용형 보행보조 로봇 등도 더욱 발전된 기술을 드러냈다. 승 소장은 "로봇은 AI 기반 개인화 서비스의 정점"이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한 결합을 통해 개인 삶의 동반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요리와 운동 등 집에서 하는 다양한 활동을 더욱 편하게 돕는 AI 기반 서비스들과 라이프스타일 가전·TV 제품들도 소개됐다.
LG전자는 프레스 컨퍼런스를 통해 가상인간(Virtual Human) '김래아'(Keem Reah)와 세계 최초 롤러블 폰(둘둘 말았다 펴는 스마트폰) 'LG 롤러블'을 처음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
김래아는 LG전자가 AI 기술로 구현한 가상인간으로, 딥러닝을 통해 입체적이고 생동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래아는 컨퍼런스 연사로 나서 특정 공간에서 방역 작업을 하는 로봇 'LG 클로이 살균봇', 2021년형 LG그램과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적용한 전문가용 모니터 'LG 울트라 파인 올레드 프로' 등을 소개했다.
LG 롤러블의 구체적인 사양과 구동 방식 등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고, 사전 광고(티징·teasing) 형식으로 실물을 드러냈다.
권봉석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컨퍼런스에 영상 내레이터로 등장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고객이 더 나은 삶을 영위하고 소중한 일상을 지키도록 하는 혁신의 여정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 역시 AI와 연계한 가전 관리 애플리케이션 'LG 씽큐', 스마트폰으로 식품 바코드를 찍으면 최적의 조리법을 찾아서 알려주는 '인공지능쿡' 등 신기술 기반 서비스들을 더욱 진화한 형태로 보여줬다.
LG전자가 미국 홈 서비스 업체 '홈어드바이저'와 제휴해 LG 씽큐 앱에서 집안 가전을 다른 공간으로 설치하도록 신청하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CES 주최 측과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에 따르면 이날 개막 행사에 130여개국에서 2천여개 업체가 참가했다. 국적별로는 ▲미국 570개 ▲한국 345개 ▲중국 203개 ▲프랑스 135개 등 순이었다.
한때 CES를 휩쓸었던 중국 업체들이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 영향으로 대거 불참하면서, 우리나라 업체들이 주최국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이 참가해 CES 2021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국내 기업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조명받는 비대면 건강관리(헬스케어), 모빌리티 스마트홈, AI, 로봇 등 혁신 기술 분야 곳곳에 참여해 'K기술력'을 과시했다.
대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외에 LG디스플레이[034220], GS칼텍스, 만도, 한국앤컴퍼니그룹(전 한국타이어그룹) 계열사 모델솔루션, 아모레퍼시픽[090430] 등이 참가했다.
국내 스타트업은 사상 최다인 260개사가 참가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했다.
해외 기업들도 다양한 신기술·신제품으로 더 풍요롭고 편리해질 미래 사회의 모습을 제시했다.
미국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버그 CEO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자사의 울트라 와이드밴드 5G(5세대 이동통신)를 통해 이미 현실로 다가온 미래를 소개했다.
미국프로풋볼(NFL) 경기를 최대 7개의 다른 카메라 앵글로 포착해 실시간으로 관람하거나 워싱턴DC의 스미스소니어박물관,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의 소장품을 디지털 공간에서 생생한 디테일 그대로 관람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베스트버그 CEO는 "집에서든, 정원에서든 명작들을 고해상도로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5G로 드론을 이용해 신속하게 소포·상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인텔 자회사인 이스라엘 자율주행 기술 업체 모빌아이는 내년 중 로보택시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반 소비자의 자동차에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리는 만큼 로보택시를 이용해 자율주행 기술을 더 시험하고 연마하겠다는 것이다.
모빌아이는 2025년까지 인텔과 함께 자율주행차용 라이다(레이저를 이용한 레이다) 통합칩(SoC)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단일 칩에 통합된 형태의 라이다가 나오면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라이다의 운용이 간결해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1위 자동차 부품·솔루션 업체인 보쉬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한 사물지능(AIoT) 시장의 선도기업으로 변모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사물지능은 개별 사물의 특성에 맞는 인공지능을 개발해 활용하는 기술이다.
미하엘 볼레 보쉬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사물지능이 "에너지 효율성을 증진하고 코로나19와 싸우도록 도와준다"며 "우리는 이미 사물지능의 잠재력을 현실화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런 활동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hin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