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브루벡 쿼텟 명반 '타임아웃'에서 연주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1950년대 재즈의 명곡으로 꼽히는 '테이크 파이브'에서 베이스를 연주한 유진 라이트가 향년 97세로 별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라이트가 지난달 30일 로스앤젤레스의 요양시설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라이트는 재즈 피아노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데이브 브루벡이 1958년 결성한 쿼텟에서 베이스를 담당했다.
스윙 재즈 시대의 거인 중 한 명인 카운트 베이시 오케스트라 출신인 라이트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도 복잡하게 진화한 모던 재즈곡에서도 실력을 발휘했다.
그는 1959년 데이브 브루벡 쿼텟이 발표한 앨범 '타임아웃'에서 4분의 5박자와 8분의 9박자 등 기존 재즈계에서 흔히 사용되지 않았던 박자의 곡들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았다.
이 앨범에서 알토 색소폰 연주자 폴 데스먼드가 작곡한 4분의 5박자 곡인 '테이크 파이브'는 재즈 역사상 최초로 100만 장 이상 팔린 싱글로 기록됐다.
앨범도 빌보드 팝 차트 2위까지 오르는 등 재즈계를 뛰어넘는 인기를 끌어모았다.
브루벡의 아들이자 재즈 연주자인 크리스 브루벡은 "라이트는 브루벡 쿼텟의 연주를 뒷받침하는 리듬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브루벡 쿼텟에서 유일한 흑인 연주자였던 라이트는 동료 백인 연주자들과 무대에 서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인종차별을 경험했다.
1958년 이스트캐롤라이나대학 공연 때는 라이트가 흑인이라는 사실을 안 대학 관계자가 무대 뒤에서 연주하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쿼텟의 리더였던 브루벡은 라이트가 무대에 설 수 없으면 공연도 불가능하다고 맞섰다. 이 때문에 1960년에는 미국 남부 23개 대학 공연이 취소됐다.
브루벡 쿼텟은 1964년 앨라배마대학 공연 때는 인종차별 단체인 큐 클럭스 클랜(KKK)의 테러 위협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강행했다.
라이트는 1967년 데이브 브루벡 쿼텟이 해산한 이후에도 연주 활동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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