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고위관료회의서 "격동의 시기지만 기회가 도전보다 커"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가 위기에 처해있지만 시간과 형세는 중국 편이며 중국이 기회를 잡아야한다고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보도했다.
SCMP는 중국 인민일보를 인용해 시 주석이 전날 베이징에서 고위 관료들과의 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우리의 저력과 신념을 보여줘야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세계가 지난 100년간 전례없는 격동의 시기에 있지만 시간과 형세는 우리편이다"라며 "우리는 우리의 신념과 회복력, 자신감과 결단력을 보여줘야한다"고 말했다.
서방과의 관계 악화, 코로나19 팬데믹, 경제 둔화, 공급망 붕괴 등으로 인한 여러 도전에도 모든 상황이 중국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만큼 이 기회를 잡아야한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우리는 또한 우리나라가 발전을 위한 전략적 기회의 중요한 시기에 있는 가운데 우리의 기회와 도전에는 항상 변화가 있을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광범위한 기회와 도전은 전례가 없지만 대체로 우리가 직면한 도전보다 기회가 더 크다"면서 당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단결과 근면, 유연성을 강조했다.
당일 회의에는 최고 지도부를 구성하는 정치국 상무위원들과 왕치산(王岐山) 국가 부주석 등이 참석했다.
SCMP는 시 주석이 최근 연설에서 중국이 갈림길에 서 있고 도전의 시기에 직면해 있다는 발언을 반복해왔지만, 이번 발언은 올해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을 6개월 앞두고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쌍순환(국내 대순환과 국제 순환의 이중순환)도 다시 강조했다.
그는 "자립과 내수시장 개발, 국내 순환 개선을 통해서만 바깥세상의 적대감에도 불구하고 성장과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발언을 통해 시 주석의 자신감과 낙관적인 시각을 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 산하 중국연구소의 스티브 창 교수는 SCMP에 "시 주석은 조심스럽지만 매우 낙관적"이라며 "그는 구체척인 정책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상황이 무르익었고 중국이 역량을 한데 모아 지도자를 따라간다면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의 발언은 과거 나폴레옹이 중국을 두고 한 "잠자는 사자를 깨우지 마라. 중국이 깨어나면 세계가 흔들린다"는 발언을 다르게 표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창 교수는 "시 주석은 잠자던 사자가 깨어나 포효할 때가 왔으며 중국이 그렇게 할 것임을 보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좡더수이(莊德水) 베이징(北京)대 청렴정치연구센터 부주임은 "시 주석의 발언에서 우리는 중국이 자국 정책과 대응 방식에 매우 자신감을 갖고 있으며, 전례없는 변화를 겪는 외부 세계에 영향받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겠다는 결심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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