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연구선 아라호 지휘 박한산 센터장 "현장 파도 1.5m 이상 심해"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추락 예상 지점에 도착해보니 수색 중인 선박·보트 20여척이 떠 있을 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죠. 물 밑에서 찾아내야죠."
해양연구선 아라(ARA)호를 타고 12일 오전 10시께 인도네시아 스리위자야항공 SJ182편 추락 예상 지점에 도착한 박한산(45) 한-인니 해양과학기술공동연구센터 센터장은 "착잡하다"고 심정을 전했다.
해안지형학을 전공한 박 센터장은 2007년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에 입사, 2018년 9월 자바섬 북서부 찌르본에 연구센터 설립과 함께 초대 센터장으로 부임했다.
그동안 수많은 해저탐사에 참여했지만 추락기 수색작업은 처음이라는 박 센터장은 "희생자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사명감을 가지고 더 열심히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SJ182편은 9일 오후 2시36분 자카르타 외곽 수카르노하타 공항에서 62명을 태우고 보르네오섬 서부 폰티아낙을 향해 이륙, 4분 뒤 자바해에 추락했다.
박 센터장이 지휘하는 아라호는 3차원 정밀 수심 측량 장비와 해저 지층탐사 장비가 탑재된 최첨단 해양연구선으로, 우리 해수부가 인도네시아에서 6억여원을 들여 건조한 뒤 인도네시아 정부에 공여했다.
아라호의 운용은 한-인니 해양과학기술공동연구센터가 맡고 있으며, 작년 12월 발리섬 주변 산호초 복원을 위한 해양과학조사에도 참여했다.
인도네시아 수색 당국은 여객기 추락 예상 지점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4개 구역을 정한 뒤 아라호에 남서쪽 가로, 세로 약 3.5㎞ 수색 임무를 맡겼다.
박 센터장은 "추락 예상지점 위에 병원선이 떠 있고, 군함과 경비정, 잠수부를 태운 보트 등 20여척이 각자 맡은 위치에서 수색 중"이라며 "아라호를 타고 병원선이 있는 지점부터 시작해서 남서쪽 해저를 훑는 작업 맡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라호에 장착된 센서가 바다 밑 영상을 컴퓨터 화면에 실시간으로 전송한다"며 "화면을 모니터링하다가 이상 물체가 포착되면 좌표를 기록해 수색팀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라호는 이날 오전 10시 20분께부터 2시간 동안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파도가 1.5∼2m까지 높아지면서 인근 란짱섬으로 일시 피항한 상태다.
박 센터장은 "파도가 심하면 배가 울렁거려서 센서가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없다"며 "아라호에 함께 탄 연구원, 수색 관계자들도 멀미가 심해 고생했다. 수색팀 지시로 일시 피항했으나 파도가 잠잠해지는 대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수색팀은 동체 파편과 훼손된 시신·유류품을 나흘째 계속 수거하고 있으며 블랙박스의 경우 잔해물 속에 파묻혀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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