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플루오로퀴놀론계(fluoroquinolones) 항생제가 대동맥류(aortic aneurysm)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동맥류란 심장에서 나온 혈액을 온 몸으로 순환시키는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의 한 부분이 탄력을 잃고 얇아지면서 풍선같이 부풀어 오르는 현상으로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자동차 타이어처럼 갑자기 파열해 치명적인 내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혈관외과 전문의 멜리나 키브 박사 연구팀이 전국적인 항생제 처방 4천760만 건에 관한 정보가 담긴 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12일 보도했다.
전체 항생제 처방 중 900여만 건이 플루오로퀴놀론계 항생제 처방이었다.
플루오로퀴놀론계 항생제 처방 후 90일 안에 6천752명의 대동맥류 환자가 발생했고 이중 103명이 수술을 받았다.
연령, 만성 질환 등 다른 변수들을 고려했을 때 플루오로퀴놀론계 항생제가 처방된 사람은 다른 종류의 항생제가 처방된 사람보다 대동맥류 발생률이 2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이 없는 35세 이상 성인도 플루오로퀴놀론계 항생제 투여와 대동맥류 사이에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절대적인 위험은 플루오로퀴놀론계 항생제 처방 1만 건 당 대동맥류 발생 7.5건으로 매우 낮았다.
다른 항생제 처방은 1만 건 당 대동맥류 발생률이 4.6건이었다.
이 결과는 플루오로퀴놀론계 항생제와 대동맥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증거는 될 수 없으며 다만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플루오로퀴놀론계 항생제가 투여되는 환자는 영상(imaging) 검사가 필요한 질환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서 영상 검사를 받다가 우연히 대동맥류가 발견되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그래서인지 영상 검사를 받은 환자만 선별해서 분석했을 땐 플루오로퀴놀론계 항생제 투여와 관련된 대동맥류 위험 증가가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2018년 대동맥류 위험이 높은 사람은 플루오로퀴놀론계 항생제를 피하라는 경고를 내린 바 있다.
대동맥류 위험군은 고혈압 노인 또는 무슨 동맥이든 막히거나 동맥류가 발생한 병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플루오로퀴놀론계 항생제에는 시프로(Cipro), 레바퀸(Levaquin), 팩티브(Factive) 등이 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 외과학(JAMA Surgery)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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