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상황관련 "하늘에 맡길 수 밖에"…취소 가능성은 언급하지 않아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긴급사태가 다시 선포될 정도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다시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본에서 높아지는 가운데 대회 조직위원장이 '불가' 입장을 밝혔다.
모리 요시로(森喜朗)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위원장)은 12일 교도통신 사내 모임 참석자들을 상대로 한 인터넷 강연에서 올 7~9월로 1년 미뤄진 대회의 재연기 가능성에 대해 "절대로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모리 위원장은 대회 준비의 중심적 역할을 맡는 조직위 직원의 대부분을 도쿄도(都)와 정부 관계부처에서 파견받았다며 이들에게도 "인생이 있어" 파견 기간을 더 연장하는 것은 어렵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연기를 고려하지 않는 것이 "돈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취소 가능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모리 위원장은 코로나19 만연 상황에서 열릴 경우 외국인 관중을 받아들이는 문제에 대해선 "무관중 개최가 가능한지 등 다양한 의견을 듣고 결정해야 한다"며 감염 상황을 지켜보면서 올 3월까지는 "매우 어려운 판단을 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만큼은 "하늘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모리 위원장은 이날 조직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새해 인사말을 통해서도 이 시점에서 자신이 주춤하거나 하는 어정쩡한 모습을 보일 경우 모든 직원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끝까지 담담하게 예정대로 추진해 나간다고 하는 말밖에 할 수 없다"고 개최 결의를 밝혔다.
교도통신이 지난 9~10일 실시한 전국 전화 여론조사에선 작년 초부터 세계적으로 퍼진 코로나19 때문에 올해로 미뤄진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해야 한다는 의견이 14.1%에 불과했다.
44.8%가 재연기를 주장했고, 35.3%는 아예 취소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는 지난 7일 도쿄를 포함하는 수도권 지역에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긴급사태 발령이 결정된 뒤 약 200일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에 일본 내의 부정적 여론이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모리 위원장은 교도통신의 이번 조사에서 대략 60%(정상 개최 지지 응답자 포함)가 올림픽을 치러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라며 그 점에 대해서는 마음 든든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모리 위원장은 도쿄 신주쿠(新宿)의 올림픽 주경기장인 국립경기장이 완공된 뒤 일왕과 각국 원수가 이용할 귀빈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와 조직위 부담으로 개수 작업을 벌였다고 밝혔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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