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영국해외시민 여권 보유 홍콩인 공직 금지 추진"

입력 2021-01-14 14:40  

"중국, 영국해외시민 여권 보유 홍콩인 공직 금지 추진"
홍콩매체 "영국이 홍콩인 이민신청 받기로 한데 대한 보복"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영국해외시민(British National Overseas·BNO) 여권을 가진 홍콩인의 공직 진출 제한을 추진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했다.
영국이 오는 31일부터 BNO 여권을 가진 홍콩인의 이민 신청을 받기로 한 것에 대한 보복 차원이라는 관측이다.
SCMP는 지난 12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오는 20~22일 회의 개최 사실을 알리면서 금융법원 신설과 습지보호 등을 안건으로 안내했지만, 홍콩 관련 안건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사흘간 회의에서 홍콩 문제에 관해 즉시 결정을 내리지는 않겠지만, 영국의 BNO 여권 소지자 이민 확대 조치 등과 관련한 대책을 논의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영국은 지난해 6월 30일 홍콩보안법이 시행되자 이민법을 개정, 홍콩인들에게 영국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는 '맞춤형 경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BNO 여권 보유자는 비자 없이 6개월간 영국에 체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민법 개정으로 BNO 여권을 가지고 있거나 과거에 보유했던 이들은 5년간 영국에서 거주·노동이 가능해졌다.
앞서 영국 내무부는 올해부터 5년간 홍콩시민 최대 100만명이 영국으로 이민을 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영국 정부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1~10월 홍콩인 20만여명이 BNO 여권을 발급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과 홍콩 정부는 이러한 영국의 조치가 영국과 중국이 1984년 체결한 '영국-중국 공동선언'(홍콩반환협정)을 위반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중국은 BNO 여권의 효력을 중지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실제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홍콩의 친중파 의원 레지나 입(葉劉淑儀)이 중국 본토처럼 홍콩도 해외 거주권 보유자의 홍콩 영주권과 투표권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현재 홍콩 기본법(미니헌법)에 따르면 해외 거주권 보유자는 행정장관 등 고위관료와 입법회 의원 등을 맡을 수 없지만, 경찰을 포함해 공무원이 될 수는 있다.
SCMP는 이와 함께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홍콩의 선거 시스템 개혁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다고 전했다.
2019년 구의회 선거에서 범민주진영이 압승한 가운데, 홍콩 행정장관을 선출하는 선거인단 1천200명 중 구의원 몫 117명을 없애는 방안이 검토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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