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슈타르 회장, 파리로 날아와 재경부 장관 면담했으나 수포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 대형 유통체인 까르푸를 인수하려 했던 캐나다 유통기업이 프랑스 정부의 강력한 반대에 두 손을 들었다.
북미지역 등에서 써클케이 편의점과 주유소를 운영하는 알리멍타시옹 쿠슈타르가 까르푸 인수를 포기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알랭 부샤르 쿠슈타르 회장이 브뤼노 르메르 재정경제부 장관과 면담 후 이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비행기를 타고 파리로 찾아온 부샤르 회장은 르메르 장관에게 프랑스를 설득할만한 여러 가지 제안을 내놨으나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까르푸 매장에 수십억 유로를 투자하고, 최소 2년간 감원하지 않으며, 프랑스와 캐나다 주식시장에 이중 상장하는 방안 등이 포함돼 있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부샤르 회장은 프랑스 정부의 반대에도 인수를 밀고 나가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정치적 후폭풍을 우려해 손을 털기로 했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캐나다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프랑스의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쿠슈타르와 같은 기업이 국가 전체의 식량 주권을 위협한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르메르 장관은 쿠슈타르가 까르푸와 인수 예비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나서 공개적이고, 반복적으로 불가 입장을 밝혔다.
프랑스 식량 주권에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까르푸가 프랑스에서 가장 큰 민간 고용주이기 때문에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프랑스에서는 외국 기업이 자국의 식품 관련 기업을 인수할 때 규제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AFP 통신에 따르면 까르푸는 프랑스 식품 유통 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고, 프랑스에서 10만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30개가 넘는 국가에 진출해 1만2천3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임직원은 32만명에 달한다.
퀘벡에 본사를 둔 쿠슈타르는 까르푸를 주식 1주당 20유로(약 2만6천원), 총 162억유로(약 21조6천억원)에 인수하겠고 제안했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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