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이인자에 웬디 셔먼…북한통, 바이든정부에 대거 포진(종합)

입력 2021-01-17 02:55  

국무부 이인자에 웬디 셔먼…북한통, 바이든정부에 대거 포진(종합)
셔면, 과거 김정일 면담…바이든 역점 '북한과 이란' 모두 경험
국무부 1∼2인자 공히 대북 전문가…백악관에도 한반도 전문가 배치
바이든 "동맹과 협력할 때 더 강하다는 상징…미국이 돌아왔다"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6일(현지시간) 국무부 이인자인 부장관에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차관을 지명했다.
셔먼 지명자는 미국 내 관료사회에서 드물게 한반도와 이란을 모두 경험한 전문가로 통한다. 바이든 당선인이 핵 비확산 차원에서 외교 분야의 역점 대상으로 삼은 나라들이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지명자에 이어 국무부의 1~2인자가 공히 북한 핵문제 등 한반도에 정통한 인사들로 채워진 것이다. 블링컨 지명자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2기 때 국무부 부장관을 맡아 대북 '전략적 인내 정책'에 깊숙이 관여했다.
셔먼 지명자는 빌 클린턴 2기 행정부 말기인 1999∼2001년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으로 북한 문제를 핵심적으로 담당했다.
2000년 10월 조명록 당시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북한 관리 중 처음으로 백악관을 방문해 클린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 배석했다.
또 당시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 때 동행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직접 면담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2기 때는 주로 이란 문제에 집중하며 이란 핵합의의 산파역을 했다.

셔먼 지명자는 작년 8월 한 세미나에서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이 핵 억지능력을 구축해 매우 어려운 문제라면서 한국, 일본과 관계 재건 등 동맹과 공조를 강조했다. 또 중국의 역할을 제기하는 등 주변국과 협력 필요성을 언급했다.
주한미군 주둔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에게 이익이 된다", "나라면 비용을 놓고 다투지 않을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분담금 과다 증액 요구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첫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2018년 5월 언론 기고문을 통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 허용, 북한의 핵프로그램 진전 중단 등을 포함해 비핵화 용어의 정의에 관한 구체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또 작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밀한 관계가 중요하지만 복잡한 협상에서 타결의 충분한 요인을 아니라고 일침을 놨다.
로이터통신은 공화당이 이란 핵합의를 강력하게 반대했던 상황에서 셔면이 이 협상에 관여한 경력은 상원 인준 과정에서 일부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AFP통신은 셔먼의 지명이 이란 핵합의에 복귀하겠다는 바이든 당선인의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외교·안보 인선의 특징 중 하나는 동북아와 한반도 전문가들이 상당수 포진했다는 점이다.
백악관의 경우 국가안보회의(NSC)에 신설된 NSC 인도태평양 조정관 자리에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를 역임한 커트 캠벨이 발탁됐다.
또 국방부 부장관에는 오바마 행정부 때 중국 견제를 방점을 둔 '아시아 중시 정책'(pivot to Asia) 시행에 관여한 인물인 캐서린 힉스가 낙점을 받았다.
이들은 오바마 정부 때 인사를 중용해온 바이든 인선의 특징을 반영한 것으로서, 바이든 외교 정책의 핵심 난제인 중국 문제와 함께 북한 비핵화도 비중 있게 다뤄질 것임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또 단계별 접근법,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강력한 대북 제재, 국제사회 공조라는 바이든 당선인의 해법을 공유하는 인물들로 평가받는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관리 및 지원 담당 부장관에 바이든 당선인의 오랜 외교 참모이자 측근인 브라이언 매키언 전 국방부 수석부차관을 지명했다.
정무 담당 차관에는 러시아에 강경한 입장을 취했던 빅토리아 눌런드 전 국무부 유럽 담당 차관보를 발탁했다.
또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 차관에 핵 비확산 전문가인 보니 젠킨스를, 안전, 민주주의 및 인권 담당 차관에는 우즈라 제야 전 국무부 차관보 대행을 낙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인선에 대해 "미국은 동맹과 협력할 때 더 강하다는 핵심 신념을 상징하는 것"이라며 "이들은 미국의 국제적, 도덕적 리더십을 회복하기 위해 외교적 경험과 기량을 활용할 것이다. 미국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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