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저승사자' 공정위 기업집단국이 부과한 과징금 1천400억원

입력 2021-01-18 07:35  

'재계 저승사자' 공정위 기업집단국이 부과한 과징금 1천400억원
2019년의 30배…윤창현 의원 "균형 잡힌 조사제도 확립 모니터링할 것"

(세종=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이 지난해 물린 과징금은 1천400억원으로, 한 해 전보다 30배 이상 늘어났다.
18일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이 공정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기업집단국이 부과한 과징금은 1천407억1천400만원이었다.
기업집단국이 출범한 2017년도에 과징금이 24억300만원, 2018년 319억900만원, 2019년에는 45억3천300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폭발적으로 증가한 규모다. 비교 기간이 1개월 짧은 데도 2019년 대비 과징금이 30배나 뛰었다.
2017년 9월 기업집단국 신설 이후 대기업과 중견기업집단의 일감 몰아주기를 집중적으로 겨냥한 조사가 늘어났고 출범 3년을 맞은 지난해에는 제재가 많이 이뤄졌다.
기업집단국은 지난해 미래에셋그룹에 과징금 43억9천만원을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SPC그룹에 부당지원 관련 역대 최대 과징금인 647억원을 물렸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를 이용해 총수 지분율이 높은 금호고속을 부당지원한 혐의를 포착, 3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박삼구 전 회장을 고발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나이키 신발을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방식으로 만드는 창신그룹에 385억원의 과징금을 내렸다.
이미 제재절차가 끝난 기업집단 외에도 삼성, SK 등 주요 대기업의 내부거래 관련 조사도 진행중이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으로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가 10대 주요 대기업집단(삼성·현대차·SK·LG·롯데·한화·GS·현대중공업·신세계·CJ) 기준으로 29개에서 104개로 급증하는 만큼 일감 몰아주기 제재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기업집단국은 아직 한시 조직이다. 2019년 행정안전부는 이 국을 정규 조직으로 전환하지 않고 평가 기간을 올해 9월 말까지 연장했다.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대기업에 대한 제재를 연달아 내놓는 게 행안부의 평가를 의식한 것이라는 불만도 나온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집단국이 맡은 사건이 무르익으면서 과징금 규모도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적 쌓기'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는 결국 피심 기업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해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은 "공정위와 기업간의 균형 잡힌 조사제도 확립을 지속해서 모니터링 해나가겠다"며 "공정경제를 앞세워 처리된 입법이 그 취지대로 기업에도 공정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집단국이 물린 과징금이 수십배 늘어나면서 공정위가 부과한 전체 과징금 규모도 커졌다. 지난해 1∼11월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 총액은 3천541억4천500만원으로 2019년(1천507억8천700만원) 대비 1.35배 늘어났다.

js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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