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접종률 이스라엘, '차별' 논란 끝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접종
요르단, 14일 북부 이르비드서 난민에 접종 개시
(카이로·서울=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이영섭 기자 = 자칫 방역 '사각'에 놓일 수 있는 교도소 수감자와 난민 등 집단수용시설 거주자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중동 일부 국가에서 본격화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접종률을 기록 중인 이스라엘은 차별 논란 끝에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들 접종을 시작했고, 요르단은 자국민 접종 개시와 거의 동시에 난민 접종을 개시해 '난민 수용'의 모범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스라엘 교정당국은 팔레스타인 출신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고 AFP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교정국은 성명을 통해 현재까지 수감자 20명이 백신 1회차 접종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자국민 대상 백신 접종을 시작해 현재까지 200만 명 이상이 1회차 접종을 마쳤다. 이스라엘 인구는 약 879만 명으로 이미 20% 이상이 백신을 맞았다. 인구 대비 접종률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앞서 이스라엘 공안장관 아미르 오하나는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즉 '보안 사범'은 이스라엘 일반 국민이 모두 접종을 마친 후에야 접종받을 수 있다고 밝혀 인권단체의 반발을 샀다.
이스라엘 검찰총장 아비차이 만델블리트도 오하나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그의 발언이 "불법성으로 얼룩졌다"고 지적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는 약 4천400명으로 추정된다. 비정부기구인 '팔레스타인 수감자 클럽'은 이 중 약 250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3명이 백신을 맞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날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이스라엘에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 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주민에게도 백신을 제공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서안 지구에 정착한 유대인들에겐 백신을 맞히면서 팔레스타인인 주민은 접종하지 않는 점을 비난했다.
HRW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 책임자 오마르 샤키르는 "서안 지구에선 유대인인지 팔레스타인인지에 따라 도로 한쪽 주민은 백신을 맞고, 다른 쪽 주민은 맞지 못하고 있다"면서 "같은 구역 내에선 모든 이가 백신을 공평하게 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점령지역 내 팔레스타인인에게는 백신을 제공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요르단은 중국 제약사 시노팜의 백신을 들여와 지난 13일 대국민 무료 접종을 시작,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난민에게 백신을 접종한 국가로 기록됐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요르단은 지난 14일 북부 이르비드 백신 클리닉에서 이라크 난민 라이아 알카바시를 시작으로 난민 대상 접종을 개시했다.
요르단은 시리아, 이라크, 예멘, 수단 등에서 유입된 유엔 등록 난민 75만여 명을 수용하고 있다. 인구 대비 수용 난민 비율이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
요르단 정부는 자국민뿐 아니라 외국인 거주자, 난민, 망명 신청자 등에도 무상으로 백신을 보급할 계획이다.
필리포 그란디 UNHCR 대표는 "요르단은 백신 접종을 포함해 팬데믹 관련 모든 공공 보건 대응에 난민을 포함해 다시 한번 난민 수용국의 모범적인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칭찬했다.
그는 이어 "모든 국가가 백신 접종에 난민을 포함하는 이런 전례를 따르기를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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