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6대에 실어 보내…마두로 "보우소나루의 보건 재앙"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베네수엘라 정부가 이웃 브라질 아마존 지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의료용 산소를 지원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에서 "총 13만6천 리터의 산소를 실은 트럭을 브라질로 보냈다"고 전했다.
6대의 대형 트럭이 브라질 북부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를 향해 줄줄이 출발하는 영상도 함께 보여줬다.
그는 "이 산소가 얼른 브라질 국민에게 도달하길 바란다"며 '형제' 브라질을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인 마나우스는 최근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신음하고 있다.
병상 부족과 함께 '지구의 허파'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의료용 산소 수급도 어려워지면서, 브라질 공군이 다른 지역에서 마나우스로 산소를 실어나르기도 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번 산소 공급이 인도적인 것이며 기독교적 자선 차원이라고 강조했지만, 다분히 정치적인 행동이라는 시선도 있다.
좌파 마두로 정권과 극우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정권은 그다지 좋은 사이는 아니다. 보우소나루 정부는 마두로를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고, 미국 등과 함께 마두로 정권 압박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이날 마두로 대통령은 브라질이 "보우소나루의 공중보건 재앙"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브라질 극우 정권 비판을 잊지 않았다.
브라질 좌파 지도자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도 트위터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베네수엘라 국민과 지도자들을 모욕했는데 베네수엘라가 마나우스 주민 살리기를 돕고 있다"며 마나우스 위기에 대한 브라질 정부의 '무관심'을 비난했다.
반면 베네수엘라 야권은 마두로가 자국도 심각한 상황에서 '선심'을 쓰는 것을 비판했다.
베네수엘라 야권 인사 훌리오 보르헤스는 한 브라질 언론에 마두로의 행동이 "자기 친척은 굶어 죽어가는데 이웃에게 음식을 선물하며 좋은 사람 행세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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