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백인 우월주의 신봉·음모론 심취
일부에선 '테러리스트' 규정하며 대책마련 촉구하기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 민주주의의 상징인 의회에 쳐들어가 난동을 부린 이들의 면면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A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 6일 워싱턴DC 의사당에서 폭동을 일으킨 혐의로 체포된 이들은 음악가, 전직 공무원, 학생, 군인 등 다양했다.
이들 피의자는 백인 우월주의를 신봉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열성적으로 지지하면서 근거가 희박한 음모론에 심취한다는 대체적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난동에 가담했다가 자수한 헤비메탈 그룹 '아이스트 어스'의 기타리스트 존 라이언 섀퍼(52)를 조사하고 있다.
트럼프 지지자인 섀퍼는 의사당에 불법으로 침입하고 곰 퇴치용 스프레이를 경찰관들에게 뿌리는 등 여러 건의 중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섀퍼는 음지의 범죄조직이 공산주의 이념으로 세계를 운영하려고 하기 때문에 자신과 동지들이 폭력으로 맞서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독일 언론에 밝힌 적이 있다.
FBI는 연방 법원에 제출한 문건에서 섀퍼가 오랫동안 극우주의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의회폭동에 가담한 이들 중에는 최근까지 공무를 수행해온 이들도 목격됐다.
뉴저지에서 주방위군으로 활동하고 있는 티머시 헤일-쿠사넬리(30)도 지난 주말에 같은 혐의로 체포됐다.
헤사-쿠사넬리는 미국 해군의 하도급 업자로서 비밀취급 인가, 무기 접근권을 가진 인물로 법원 문건에 적시됐다.
그는 백인 우월주의에 심취해 나치 사상을 추종하면서 극단주의 정치신념을 담은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게재해왔다.
뉴욕에서 소방대원으로 활동하다 작년 10월에 퇴직한 토머스 스위니(53)도 유사한 성향을 갖고 의사당 난입사태에 연루돼 입건됐다.
콜로라도에서는 미국 수영 국가대표로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금메달 2개를 목에 건 클리트 켈러(38)도 난동에 가담했다가 체포됐다.
켈러는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로서 수년 전부터 집회를 찾아 다녔다.
뉴욕에 있는 패션전문학교에 재학 중인 니컬러스 몬캐더(20)가 FBI의 수배와 이를 알아본 학교 측의 제보에 따라 의회폭동에 가담한 혐의로 자택에서 체포됐다.
미국 안보전문가들과 정치인들 가운데 일부는 의회폭동 가담자들을 '극우 국내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간 테러리스트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나 알카에다의 조직원들에게나 사용돼온 용어라는 점을 들어 극우세력을 대하는 미국의 경계수위가 크게 달라졌다는 점을 주목했다.
일부 정치해설가들은 의회폭동이 시작일 뿐일 수 있다며 극우세력의 폭력사태 가능성을 근절하기 위한 '테러와의 전쟁'을 촉구하기 시작하기도 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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