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누리꾼 '김치 전쟁' 계속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김치는 한국 음식"이라고 발언한 한국의 유명 '먹방' 유튜버 '햄지'(Hamzy)의 동영상이 중국에서 돌연 삭제됐다.
19일 연합뉴스가 동영상 공유 플랫폼 비리비리(bilibili)에 있는 햄지의 계정을 확인한 결과 햄지의 먹방 동영상은 1편도 남아있지 않았다. 햄지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 역시 마찬가지였다.
햄지는 유튜브에서 53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웨이보와 비리비리에서는 각각 287만 명과 133만 명의 팔로워가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햄지는 최근 중국인들이 김치나 쌈 같은 한국 음식을 자국의 전통문화라고 주장한다는 취지의 댓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중국 인터넷 이용자들은 햄지가 반(反) 중국 게시물에 지지를 표시해 중국을 모욕했다고 즉각 반발했다. 햄지가 '좋아요'를 표시한 글이 중국인을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한 것도 중국 누리꾼의 분노를 일으켰다.
햄지는 "중국의 음식 문화를 존중한다"며 중국을 모독할 뜻이 없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그 뒤 "김치나 쌈은 당연히 우리나라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논쟁이 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밝혀 중국 누리꾼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받았다.
많은 중국인은 햄지의 동영상을 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햄지가 용서받으려면 "김치는 중국 음식"이라고 말해야 한다고 이들도 있었다.
결국 중국에서 햄지의 동영상 계정과 온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쑤셴광고는 햄지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타오바오(淘寶)에 있는 온라인 매장을 폐쇄하며 햄지의 동영상을 삭제한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우리는 중국을 모독하는 어떤 행동에도 단호히 반대하며 우리와 계약한 외국 블로거가 중국을 모독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햄지가 중국팬의 감정을 해치는 코멘트에 반응했으며 이로써 중국팬의 감정을 다시 해쳤다고 지적했다.
이번 일은 지난해 11월 중국 쓰촨(四川) 지방의 염장 채소인 파오차이(泡菜)가 국제표준화기구(ISO)의 표준인증을 받은 것을 중국 환구시보가 한국 김치와 연결하며 '김치 종주국의 치욕'이라고 보도한 이후 한중간의 '김치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어났다.
앞서 유튜브 구독자 1천400만 명을 보유한 스타 블로거 리쯔치(李子柒)가 김장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올리면서 '중국음식'(#ChineseFood)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한중 누리꾼이 격렬한 '댓글 전쟁'을 벌인 바 있다.
햄지는 "중국에서 활동하기 위해 김치를 중국 음식이라고 말해야 한다면 중국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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