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고향'서 고별연설 "나는 델라웨어의 아들"…숨진 장남 떠올리며 '울컥'
안전 우려로 비행기 이동…코로나19 추모식 참석하고 영빈관서 하룻밤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제46대 미국 대통령 취임을 하루 앞둔 조 바이든 당선인이 제2의 고향인 델라웨어주를 떠나면서 결국 눈물을 보였다.
AP통신과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19일(현지시간) 취임식을 위해 워싱턴DC로 떠나기 직전 델라웨어주 뉴캐슬의 주방위군사령부 야외에서 펄럭이는 12개의 델라웨어주 깃발을 배경으로 고별 연설을 했다.
바이든의 고향은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이지만, 그가 10살이 되던 해 부친의 실직으로 델라웨어주로 이사해 지금까지 60년 넘게 살고 있다.
연설은 먼저 세상을 떠난 장남 보 바이든과 델라웨어주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보를 언급할 때는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금 유일하게 애석한 것은 그가 여기에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가 그 대신에 그곳에 있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연설 장소도 보의 이름을 딴 곳이다.
그는 부모가 재정적 어려움에 처해 델라웨어로 이사했던 때를 떠올리면서도 감정이 격해져 목이 메었다. 또 자신이 30년 넘게 일했던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되기 전 뉴캐슬 카운티 의회 의원으로 처음 당선된 과정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그것들은 내 감정을 자극하지만, 봐라, 여러분은 좋은 시절부터 나쁜 시절까지 내 인생 전체를 함께 해줬다"며 "정말 감사드리며 우리 가족을 대신해 델라웨어 여러분이 저와 우리 모두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말하고 싶다"고 했다.
바이든의 델레웨어에서의 삶은 개인적 비극으로 점철됐다고 더힐은 소개했다.
그는 1972년 교통사고로 첫 아내와 딸을 잃었고, 변호사이자 정치인으로 전도유망했던 아들 보도 2015년 암으로 숨졌다. 이라크에서 복무하기도 했던 보는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을 지내며 바이든의 정치적 후계자로 꼽혔었다.
바이든 당선인이 2016년 대선 출마를 접은 것도 이런 연유 때문이었다.
바이든은 "부모님이 가장 필요로 했던 생계 수단을 줬던 이 주는 내게 기회를 줬고 나를 믿어줬다. 나를 카운티 의회에서 연방 상원으로 보내줬다"며 "델라웨어는 우리에게 가능한 모든 것을 가르쳐줬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나는 항상 델라웨어주의 아들이 될 것"이라며 "내가 죽으면, 델라웨어를 내 가슴에 새길 것"이라고 했다.
고별연설에는 바이든 당선인의 가족과 주 선출직 관료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어 바이든 당선인은 안전 우려 때문에 평소 이용하던 암트랙 열차 대신 비행기를 이용해 메릴랜드주에 있는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통해 워싱턴DC에 입성했다.
그는 이날 저녁 링컨 기념비에서 열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한 뒤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에서 하룻밤을 묵는다.
바이든 당선인은 20일 정오 의사당에서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한 뒤 백악관을 이동, 제46대 미 대통령 임기를 공식적으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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