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의원·부통령 등 취임선서마다 따라다닌 낡고 두툼한 성경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미국 46대 대통령에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취임선서를 하면서 집안에 가보처럼 내려온 성경에 왼손을 얹었다.
미 언론에 따르면 1893년부터 집안에서 소중히 간직해온 성경이라고 한다. 바이든 당선인의 정치인생을 따라다니며 취임선서마다 동행한 성경이기도 하다.
두께가 5인치(12.7㎝)나 되는 두꺼운 성경이다. 오랜 세월을 보여주듯 가죽 표지가 많이 낡았고 무게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성경 안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 성경으로 취임선서를 한 날짜가 기록돼 있다고 한다.
1973년 30세에 상원의원으로 취임할 때부터 바이든 대통령의 각종 취임선서에 이 성경이 등장했다. 2009년과 2013년 부통령 취임선서 때도 마찬가지다.
2015년 세상을 떠난 바이든 당선인의 장남 보 바이든이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에 취임할 때도 이 성경을 썼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스티븐 콜버트가 진행하는 토크쇼에서 "모든 중요한 날짜가 (성경) 안에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취임할 때 날짜 같은 것이 적혀 있다"면서 "내 아들이 법무장관에 취임할 때도 그렇고 우리 가족의 모든 중요한 날짜 말이다. 집안의 가보인 것"이라고 했다.
콜버트는 질 여사가 무거운 성경을 들기 위해 운동을 하느냐고 농담했다. 미국에서는 취임선서 때 배우자가 성경을 든다.
성경에 손을 올리고 선서하는 건 1789년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으로부터 시작됐다. 이후 워싱턴의 성경은 지미 카터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등 4명의 대통령이 취임선서에 썼다고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4년 전 취임선서를 할 때 모친이 1955년에 준 성경과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사용했던 성경을 함께 사용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링컨의 성경과 함께 흑인 민권운동 지도자였던 마틴 루서 킹 주니어의 성경에 손을 올리고 선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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