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지방을 줄인 채소 위주의 저지방 식단(low-fat diet)과 육류를 늘린 저탄수화물(low-carbohydrate diet) 식단은 건강 효과에서 어떤 차이가 있을까?
미국 국립 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 연구소(NIDDK: National Institute of Diabetes and Digestive and Kidney Diseases)의 케빈 홀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성인 20명(남성 11명, 여성 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결과 두 식단 모두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20일 보도했다.
실험은 국립보건원(NIH)의 임상센터 대사 임상연구실에서 연속 4주에 걸쳐 진행됐다.
연구팀은 이들은 두 그룹으로 나누어 첫 2주 동안은 저지방 식단 또는 저탄수화물 식단을 차려 주었다. 그다음 2주는 식단을 서로 바꾸도록 했다.
저지방 식단은 지방 10.3%, 탄수화물 75.2%로, 저탄수화물 식단은 탄수화물 10%, 지방 75.8%로 구성됐다. 단백질 비율은 14%로 두 식단 모두 같았다.
두 식단 식품은 모두 가공을 최소한으로 줄였다.
가장 두드러진 결과는 저지방 식사를 했을 때가 저탄수화물 식사를 했을 때보다 하루 칼로리 섭취량이 550~700 칼로리 줄었다는 것이었다.
또 두 식단은 칼로리 섭취량은 크게 차이가 났지만 배고픔, 식사의 만족도, 만복감에는 차이가 없었다.
두 식단 모두 체중 감소를 가져왔다. 그러나 체지방이 크게 줄어든 것은 저지방 식단이었다.
혈당 지수(GI: glycemic index)가 높은 탄수화물이 많은 저지방 식단은 혈당과 인슐린 분비를 급상승시키긴 했지만, 칼로리 섭취량과 체지방은 크게 줄었다.
이는 고탄수화물 식단이 과식을 부른다는 통설과는 맞지 않는 결과다.
한편 저탄수화물 식단은 지방 섭취량이 많은데도 체중은 늘지 않았다. 또 혈당과 인슐린 분비가 낮아지고 비교적 안정된 수준을 보였다.
이는 과식과 체중 증가는 단순히 탄수화물이나 지방 섭취량과 관련시키기 어려운 복잡한 요인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결과가 장기간 유지될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단기간에는 두 식단 모두 유익한 측면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평가했다.
혈당 지수란 섭취한 탄수화물에 함유된 당분이 체내에서 소화 흡수되는 속도, 즉 혈당이 상승하는 속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같은 양의 당분을 함유한 식품이라도 당분의 종류에 따라 소화 흡수되는 속도가 다르다.
혈당지수가 높은 식품은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키는 반면 혈당지수가 낮은 식품은 혈당을 긴 시간에 걸쳐 서서히 올린다. 따라서 당뇨 환자들에게는 혈당지수가 낮은 식품이 유리하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의학 전문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en)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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