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인수 '순항'…채무상환에 추가 자금 활용
공정위, 독과점 여부 심사…통합하면 점유율 50% 이상 노선 32개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대한항공[003490]이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시행하는 유상증자 규모를 2조5천억원에서 3조3천억원으로 늘렸다고 22일 밝혔다.
대한항공은 애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2조5천억원 중 1조5천억원을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활용하고, 1조원을 채무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었다.
대한항공은 유상증자 규모 확대로 늘어난 자금 8천억원을 채무 상환에 추가 사용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으로는 1조5천억원을 그대로 사용할 계획이다.
유상증자 규모가 확대된 것은 대한항공 주가 상승으로 예상 신주발행가액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1주에 1만4천400원이었던 신주 예정 발행가는 1만9천100원으로 상향됐다. 발행가액은 다음달 26일 확정되며,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 규모는 1억7천360만주로 변동이 없다.
대한항공 주가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발표한 지난해 11월 16일 2만6천950원이었지만, 이날 오후 1시 기준 3만4천450원까지 올라간 상태다.
일반적으로 유상증자를 하면 주주가치 희석에 따라 주가가 단기적으로 하락하지만, 대한항공의 경우 통합 항공사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오히려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사주조합원에게 배당되는 신주 20%뿐 아니라 일반 청약도 흥행에 성공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통합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 청약 예정일은 3월 4일이며, 신주 상장예정일은 3월 24일이다.
유상증자 흥행 예고 등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순항'을 이어가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함심사가 변수로 남아있다. 대한항공은 이달 14일 공정거래위원회 등 해외 경쟁 당국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
대한항공은 인천공항 기준 양사 여객 슬롯(항공기 이착륙률 허용 능력) 점유율이 38.5%로 독과점이 되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공정위는 노선별 독과점 가능성을 살펴볼 것으로 전망된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양사 통합 이후 점유율이 50% 이상인 노선은 32개(22.4%)로 나타났다. 점유율이 50% 이상이면 공정위가 독과점이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
인천발 뉴욕·시카고·바로셀로나 등 7개 노선은 점유율이 100%고, 인천발 호놀룰루·로마·푸껫·델리행은 75%를 넘었다.
대한항공은 "미국, 일본, 동남아 등 주요 선호 목적지는 항공 자유화 지역으로 수요에 따라 공급이 자유롭다"며 "현재 수익성이 없어 들어오지 않은 미국 항공사들이 한국-미국 노선 수익이 나오면 노선을 많이 개설할 것이다. 항공시장을 독과점 시장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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