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코스피 9%·코스닥 1% 상승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새해에 개인 수급이 쏠린 대형주가 상승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중소형주는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세가 부진하다.
연초에 코스피 중소형주와 코스닥 종목이 대형주보다 강세를 보이는 '1월 효과'가 주로 나타난 예년과는 반대 흐름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3주간 코스피 상승률은 9.30%였으나 코스닥 상승률은 이에 크게 못 미치는 1.19%였다.
코스피에서도 시가총액 규모별로 대형주의 상승률이 9.92%로 중형주(6.95%)와 소형주(6.75%)를 웃돌았다.
특히 코스피 시가총액 20위 안에서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이 20%를 넘는 종목만 8개다.
SK이노베이션(46.32%), 기아차(40.71%), 현대모비스(36.99%), SK(36.38%), 현대차(33.85%), LG전자(31.48%), 삼성SDI(26.11%), LG(22.29%) 등이다.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엇갈린 성과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로도 드러난다.
이달 들어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 지수로 삼는 'KODEX 200'은 9.43% 올랐다. 반면 코스닥150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코스닥 150'은 -2.67% 하락했다.
매년 1월에는 차익 실현과 대주주 요건 회피를 위해 연말에 쏟아진 매물이 증시에 다시 들어오면서 거래량이 작은 중소형주 주가를 끌어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월 월간 기준으로 보면 코스닥지수 등락률이 코스피 등락률을 7차례 웃돌았다.
그러나 '동학 개미' 개인 투자자들이 수급을 주도하는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개인 매수세가 대형주로 몰리자 주가도 대형주 중심으로 급등했다.
1월 들어 22일까지 개인 순매수 금액은 코스피 14조242억원, 코스닥 2조3천276억원으로 코스피가 코스닥의 6배 규모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의 개인 순매수 금액이 각각 1조9천199억원, 1조1천878억억원으로 차이가 2배를 넘지 않았다.
두 시장의 시가총액 규모 차이를 고려해도 올해 유독 코스피로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또 성장성이 강점인 중소형주가 이익 증가율에서 대형주에 밀리는 점도 중소형주 약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이익의 성장성을 대표하는 지표인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수치는 통상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높으나 최근 대형주 44.9%, 중형주 37.2%로 대형주가 역전했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소형주는 대형주보다 이익 안정성은 낮지만 높은 성장성을 기반으로 주가 상승을 기대한다"며 "과거에도 중소형주는 대형주보다 이익 성장이 크게 나타나지 않으면 프리미엄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형주 중심으로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중소형주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매력은 커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면 중소형주 주가 상승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의 올해 업무계획에 현재 1∼2% 수준인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을 키우고 성과 지표에 코스닥을 포함하는 방안이 담긴 점도 호재다.
문종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중형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대형주 대비 평균 1.02배, 소형주는 평균 0.74배지만 현재 중형주 0.78배, 소형주 0.67배로 평균치를 크게 하회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은 기대수익률을 의미한다"며 "실적 장세가 도래하고 중소형주 재평가가 이뤄지면 중소형주 수익률이 대형주를 큰 폭으로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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