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대상 해저 파이프 부설선 '포르투나', 덴마크 EEZ서 예비작업 시작
러-독 직접 연결하는 가스관 건설사업 작년말 재개…미국과 갈등 고조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는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건설 사업이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계속 진행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 AFP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스관 건설을 담당하는 러시아 국영회사 '가스프롬'의 자회사 '노르트스트림 2 AG'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해저 파이프 부설선 '포르투나'가 덴마크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포르투나는 가스관 자체의 건설에 앞선 예비 작업을 진행 중이며, 덴마크 당국이 예비 작업과 실험을 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고 업체는 설명했다.
선박 위치추적 사이트인 베슬파인더와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실제로 포르투나는 이날 덴마크 보른홀름섬 남쪽 28㎞ 해상에서 포착됐다.
포르투나는 최근 미국의 제재를 받은 선박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건설 사업 관여 업체들에 제재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긴 2020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서명했고, 지난 18일 독일 재무부는 미국이 포르투나에 제재를 부과한다는 계획을 알렸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는 자국 북부에서 발트해를 거쳐 독일로 직접 연결되는 기존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의 수송 용량을 확장하기 위한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건설 사업을 2015년부터 추진해왔다.
현재 2개 라인인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에 2개 라인을 추가로 신설해 연 550억㎥인 가스관의 용량을 두 배로 늘리는 게 사업의 골자다.
막바지 단계에 있던 가스관 건설 공정은 미국의 제재 경고로 약 1년간 중단됐다가 지난달 독일의 배타적경제수역에서 재개됐다.
가스관 작업은 올해 6월 말에 대체로 마무리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는 러시아 가스에 대한 유럽의 의존도가 높아져 러시아가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것이라며 노르트스트림-2 사업에 반대해왔다.
일각에선 미국이 과잉 상태의 자국 천연가스를 유럽에 판매하려는 의도로 사업에 반대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후보 시절 노르트스트림-2 사업에 반대해온 가운데 어떠한 입장을 취할지 주목된다.
young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