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발전 규제강화·전력가격 하락 여파…5사 공동TF 구성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탈(脫)석탄 가속화와 전력 판매수익 악화로 5개 발전 공기업이 올해 총 1조3천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자체 전망했다.
발전 공기업들은 지속적인 적자 발생이 전력시장의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고 보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제도 개선을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섰다.
26일 발전 5사가 각 이사회에 보고한 예산운영계획에 따르면, 올해 발전사별로 2천억∼3천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이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남동발전은 3천500억원, 중부발전은 2천633억원, 남부발전은 2천521억원, 동서발전은 2천460억원, 서부발전은 2천30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발전 5사가 수익성 악화를 예상한 것은 석탄발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전력도매가격(계통한계가격·SMP)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이란 관측에서다.
한 발전 공기업은 이사회 보고에서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정책, 코로나19 영향 등에 따른 전기판매 수익 급락과 전력시장 급변으로 회사의 수익성이 지속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부터 '자발적 석탄상한제'를 시행한다. 석탄상한제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맞춰 잔여 석탄발전기의 연간 석탄발전량 상한에 제한을 두는 것이다.
올해는 공기업이 자발적으로 석탄발전을 감축하도록 하고, 내년부터는 법제화할 계획이다.
기존에 시행하던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에 더해 석탄발전 상한을 수시로 제약하게 되면서 석탄발전이 주력인 발전 공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졌다.
발전 공기업은 또 "배럴당 50달러 수준인 현 유가를 고려하면 낮은 SMP가 형성돼 수익성이 낮아질 것"이라며 "신재생 발전량 증가로 기존 발전기의 전력판매량 및 수익이 지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이사회에 보고했다.
이 발전사는 올해 SMP를 kWh당 66.09원으로 전망했다. 1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지난해 연평균 SMP(68.52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SMP는 국제유가의 영향을 받아 시차를 두고 등락한다. 최근의 유가 회복세에 따라 SMP가 소폭 반등하겠으나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까지 회복하진 못할 것이란 게 업계 예상이다.
전력시장에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정부 방침도 발전 공기업에는 부정적 요인이다.
정부가 최근 확정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한전이 발전자회사와 이익을 나누는 방식인 정산조정계수 제도를 개선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전의 발전 공기업에 대한 보조를 폐지해 한전과 발전 공기업이 위험을 공평하게 배분하고, 발전 공기업 간 상호보조 폐지로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탈석탄의 압박에 더해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발맞춰 신재생 발전설비에 대한 투자까지 늘려야 하는 발전 공기업들은 당분간 적자 경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발전 공기업들은 '전력시장 개편 및 수익성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 대응 TF'를 꾸려 대응하기로 했다.
상반기 중 전력시장 제도 개선을 위한 세부 추진 방안을 마련해 하반기부터 정부 및 전력 그룹사와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신재생 발전량 변동성에 대응하는 복합발전기에 대한 보상 체계 현실화와 석탄용량요금 개선, 연료비 원가 및 정비 비용 절감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탈석탄은 전 세계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인 만큼 발전 공기업들이 석탄발전소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 액화천연가스(LNG) 전환 확대, 사업 다각화 등의 생존 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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