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 붕괴·백신 확보 부진 등 이유…하원은 국정조사 추진
보우소나루 대통령 책임론으로 확산 가능성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 브라질 보건장관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의 히카르두 레반도프스키 대법관은 에두아르두 파주엘루 보건부 장관에 대한 연방 검찰의 조사 요청을 25일(현지시간) 승인했다.
파주엘루 장관에 대한 연방 검찰의 조사는 최근 북부 아마조나스주에서 벌어진 공공의료 체계 붕괴가 직접적 이유가 됐다.
아마조나스주에서는 각급 병원의 중환자실 병상과 의료용 산소 부족으로 코로나19 환자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연방 검찰은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말라리아약과 구충제 등을 사용하도록 강요한 데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파주엘루 장관은 11일 아마조나스주의 주도(州都)인 마나우스 시내 보건소를 방문해 말라리아약 클로로퀸과 구충제 이버멕틴 사용을 독려했으며, 마나우스시 당국에 보낸 문건을 통해 이들 약품을 사용하지 않는 사실을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을 전달했다.
하원에서는 국정조사 추진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호드리구 마이아 하원의장은 이날 "보건부 장관이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충분히 의심된다"면서 국정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마이아 의장은 파주엘루 장관이 코로나19 백신 확보 노력을 게을리하고 치료 효과가 없는 약품 사용을 권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파주엘루 장관에 대한 연방 검찰의 조사에 이어 하원의 국정조사가 이뤄지면 코로나19 부실 대응에 대한 비판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으로도 확대될 수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역시 코로나19 초기 대응 실패와 방역 지침 무시,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약품 사용 권고, 백신 확보 소홀 등에서 책임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에서도 코로나19 피해 확대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는 의견이 많았다는 점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책임론으로 확산할 수도 있다.
한편, 보건부 자료를 기준으로 이날까지 누적 확진자는 전날보다 2만6천816명 많은 887만1천393명으로 집계됐다.
누적 사망자는 전날보다 627명 많은 21만7천664명으로 늘었다.
브라질에서는 지난 17일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됐으며 이날까지 60만 명 정도가 접종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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