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 후 상황 악화' 경계감 고조…스가 "중요 국면"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억제하기 위해 내달 7일까지 시한으로 일부 지역에 발효한 긴급사태가 1개월가량 연장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신규 감염자가 많은 도쿄 등 수도권 4개 광역지역에 유동 인구를 줄이기 위한 긴급사태를 지난 8일 발령한 뒤 지난 14일 오사카 등 7개 지역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 단위의 광역단체 가운데 11곳이 긴급사태 적용 지역이 됐다.
긴급사태 발효 당일 7천800명대를 기록했던 일본 전역의 일간 확진자 수는 25일 기준으로 3천 명 선 아래로 떨어지는 등 감소세가 확인되고 있다.
26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 내에서는 전국의 확진자가 감소하고 있지만 긴급사태 연장론이 강해지고 있다.
긴급사태 적용 지역의 신규 감염자 감소 추세가 제한적이어서 유동인구를 줄이는 대책을 당분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연장 기간으로 약 1개월 안이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긴급사태 해제의 판단 기준으로 신규 감염자 수와 병상 사용률 등 6개 지표를 활용하고 있다.
이들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감염 상황을 산발(散發), 점증(漸增), 급증(急增), 폭발(爆發) 등 4단계로 구분해 4단계에 해당할 경우 원칙적으로 긴급사태를 발효한다.
일본 정부는 긴급사태가 발효된 지역이 4단계에서 3단계(급증) 수준으로 돌아오는 것을 해제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오는 도쿄도(都)의 경우 하루 감염자가 500명 아래로 떨어지면 해제 범위에 들게 된다.
전날(25일) 도쿄 지역의 신규 감염자 수는 618명으로, 아직은 이 기준에 충족하지 못한 상황이다.
특별법에 따라 전염병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발령하는 일본의 긴급사태 선포권은 총리가 쥐고 있다.
총리가 기간을 정해 긴급사태를 발효한 지역에선 해당 광역단체장이 불필요한 외출 자제를 요청하거나 많은 사람이 모이는 시설의 사용 제한 등을 지시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코로나19 대책을 관장하는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상은 25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도쿄의 하루 확진자가 500명을 밑돌았다고 해서 곧바로 긴급사태가 해제되는 것은 아니라며 다른 지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병상 사용률 등 다른 지표는 신규 감염자 수와 비교해 상황을 개선하는데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며 일본 정부 내에서는 긴급사태 해제 후 다시 감염 상황이 악화하는 것에 대한 경계감도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전문가 사이에는 정부가 제시한 3단계가 아니라 2단계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 않으면 긴급사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스가 총리가 전날 중의원 예산위에서 "긴장감을 갖고 대처해야 할 중요한 국면"이라고 강조한 점을 들어 긴급사태 연장에 무게를 실었다.
일본 정부는 1차 긴급사태를 선포했던 작년 4~5월에도 전국을 대상으로 한 긴급사태 기간을 25일간 연장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번에도 1차 때와 비슷한 기간의 연장을 주장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정부가 연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이번 주중에 감염 상황에 관한 전문가 의견을 들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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