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격차·정서불안 부작용 속 바이든 "교실 안전하게 만들 것"
메르켈 "통제완화시 등교 최우선"…이스라엘, 우선 백신접종 대상에 청소년 포함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각국에서 학교 문을 더는 닫아놓을 수 없다는 절박감이 커지고 있다.
학력 격차와 이에 따른 미래 소득 격차, 학생의 정서적인 문제 등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 취임사에서 "우리는 안전한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학생의 절반 정도가 등교하지 못한 채 원격 수업을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등교를 다시 추진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연방정부가 공립학교의 등교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학교 내 바이러스 접촉 추적을 지원하는 등의 내용이다.
전염병이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자료도 수집하도록 했다.
미국의 새 행정부는 학생의 코로나19 검사와 교실 환기 장치 개량 등을 위해 대규모 예산 마련을 추진 중이다.
AP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5일 취재진에게 "우리가 교사, 학생을 위해 교실을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환기 장치 개량과 교사, 학생에 대한 검사를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학생이 등교하지 못하는 데 따른 부작용이 점점 사회 문제화되고 있다. 학업적 손실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되는 데다 우울감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학교 내 감염 위험도 여전해 등교 재개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시키고 교원노조는 24일 등교 재개에 대한 자체 투표를 통해 지역 당국의 등교 방침에 반대하기로 했다. 시카고 교원노조는 미국에서 세번 째로 큰 지역 교원노조다.
독일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연휴 이후 사실상 학교 문을 닫았다. 독일은 지난해 11월 하루 확진자가 2만명을 넘어서는 가운데서도 정상 수업을 유지하려 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당시 포장·배달을 제외한 음식점 영업 제한 등 부분 폐쇄령을 설명하면서 학교와 어린이집의 문을 열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와 어린이집의 폐쇄는 팬데믹 대응의 최후의 단계라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독일도 코로나19 재확산세를 꺾지 못하자 학교 문을 닫았다. 2월 14일까지 이 조치가 유지된다.
다만, 메르켈 총리는 21일 기자회견에서 폐쇄 조치를 완화할 수 있다면 학교와 보육시설의 문을 여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독일에서는 지난해 상반기 2∼3개월가량 학교 문을 닫은 뒤 교내 감염에 관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됐고, 원격 수업 시 나타나는 문제점에 대한 토론도 활발히 벌어졌다.
독일 당국은 원격 수업 시 학력 격차가 커지는 데다 이로 인해 미래 소득 격차까지도 증가한다는 점, 학생의 운동 능력과 사회성 저하, 영양 부족, 가정 폭력 노출 등의 문제를 들어 지난해 여름 방학 이후 등교를 전면 정상화했다.
21일 슈피겔지에 따르면 뮌헨 Ifo연구소는 학교 폐쇄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가 3조3천억 유로(4천414조2천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에서는 학교가 2월 말까지 문을 닫으면 학생 개개인의 미래 수입이 평균 4.5%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랑스는 코로나19의 2차 파동에도 등교를 유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학교가 문을 닫았을 때 저소득층 학생이 관리되지 않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학생은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듣고 있다. 프랑스는 이를 위해 교사, 학생에 대한 대규모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 내에서도 3차 파동에 대한 경고음이 울리면서 등교에 따른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23일부터 16∼18세 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이스라엘 연정에 참여하는 청백당은 학생이 등교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이 제안했고, 보건부가 수용했다.
이스라엘의 백신 접종 우선순위 결정 위원회도 청소년에 대한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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