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 봄' 발원지 튀니지 지도부 갈등 속 반정부 시위 재개

입력 2021-01-27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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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봄' 발원지 튀니지 지도부 갈등 속 반정부 시위 재개
최루탄 맞은 청년 사망에 민심 동요…공권력 남용 비판하며 의회진입 시도
대통령-총리, '부패 각료' 인선 충돌로 정국 혼란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의 발원지인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개각을 둘러싼 지도자 간 갈등 속에 반정부 시위가 재개됐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A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튀니지 수도 튀니스 시내에서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사회적 불평등과 정부의 경찰력 남용 등을 비판하면서 거센 시위를 벌였다.
최근 시위에 나섰던 젊은이들이 경찰과 충돌했던 에타다멘 지구에서 시작된 시위는 거리 행진으로 이어졌다.
'아랍의 봄' 10주년을 맞아 이달 시작된 산발적 시위 중 가장 큰 규모였다.
시위대는 의사당 인근까지 행진했다. 경찰은 시위대의 의회 진입을 막기 위해 도로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물대포를 쏘기도 했다.


당시 의회에서는 히셈 메시시 총리가 지명한 11명의 신임 각료 후보에 대한 인준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주요 정당과 정파의 지지를 받는 메시시 총리는 "의회 밖 젊은이들의 시위는 우리의 우선 목표를 상기시킨다. 그들의 항의는 정당하며, 정부는 성난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것"이라며 자신의 인선안을 정당화했다.
그러나 지난 2019년 민주적 선거를 통해 당선된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은 각료 후보 중에 부패 인물이 있고 이해 상충 우려가 있는 후보도 있다면서 반대 의견을 밝혀왔다.
의회는 밤늦게 각료 인선안을 처리했지만, 사이에드 대통령의 반대 의사가 확고해 지도부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 10주년을 맞은 튀니지에서는 이달 초부터 젊은이들의 시위가 산발적으로 이어져 왔다.
지난 10년간 지속된 정치 갈등과 경기 하락에 코로나19의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생존 위기에 내몰린 젊은이들이 시위를 주도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튀니지의 경제는 8%대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의 10%가 넘는 수준이고, 국가채무는 GDP의 90% 이상으로 불어났다.
그동안 경찰은 실업률 증가와 물가 상승에 항의해온 젊은이 1천여 명을 체포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시위에 참여했다가 최루탄을 맞은 청년이 숨지자 민심은 더욱 동요하고 있다.
의회를 박차고 나가 시위대에 합류한 야당 의원들도 있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시위에 참여한 살렘 벤 살레흐는 "정부는 국민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데만 경찰력을 쓴다. 더는 정당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자신을 이메드라고 소개한 다른 시위 참여자도 "메시시는 이 나라를 경찰국가로 만들었다. 일하지 않고 개발과 투자도 없는 국민의 움직임에 반대하는 경찰만 있다"고 비판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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