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위 이사 "바이든이 긍정적 성명 낸다면 큰 탄력…IOC는 결정 못내려"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취소론에 휩싸인 도쿄올림픽을 구하기 위해 조직위원회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SOS'를 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속에 올림픽을 재연기하거나 아예 취소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미국의 지지를 부탁하고 나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다카하시 하루유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이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올림픽 진행에 관해 긍정적인 성명을 낸다면 우리는 커다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올림픽에 가장 큰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하고, 가장 많은 TV 중계 비용을 지불하는 나라다.
또 일본의 동맹이자 군사적 보호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미국이 도쿄올림픽 지지 의사를 표현한다면 개최에 회의적인 일본 대중을 설득할 수 있고, 도쿄올림픽에 선수단 파견을 꺼리는 다른 나라들에 확신을 심어줄 수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은 각국의 코로나19 재확산과 예상보다 더딘 백신 보급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일본 국민의 80%가 올림픽 개최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가 나왔고, 야당에서는 재연기 또는 취소 필요성을 공론화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최근 일본 정부가 올림픽 개최를 포기했다고 보도했으나, 일본 정부는 "명백한 거짓"이라며 부인하기도 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지난 22일 각국 올림픽위원회와의 통화에서 도쿄올림픽 정상 개최를 재확인하면서 선수단 백신 접종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바흐 위원장은 "플랜 B는 없다"며 강행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조직위가 바이든 대통령의 도움까지 공개 요청한 것은 IOC의 지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카하시 이사는 "(정상 개최는) 미국에 달려있다"면서 "토마스 바흐와 IOC는 올림픽 대회에 관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에게는 그런 정도의 리더십이 없다"라고 말했다.
아직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도쿄올림픽에 관해 공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22일 올림픽에 관한 대통령의 견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잘 모르는 사안이라며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올림픽위원회는 최근 "우리는 도쿄올림픽 조직위와 일본 정부를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IOC의 한 대변인은 다카하시 이사의 발언에 대해 "사실관계를 잘 모르는 것 같아 유감스럽다. 미국의 올림픽 선수단에 대해 결정하는 것은 미국올림픽위원회이고 미국올림픽위원회는 참가 여부에 대한 한 점의 의구심도 보이지 않는다"고 반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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