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산소 귀해진 멕시코서 사기·절도 등 관련범죄 기승

입력 2021-01-28 02:52  

코로나로 산소 귀해진 멕시코서 사기·절도 등 관련범죄 기승
온오프라인 암거래 성행…공업용 산소 속여 팔거나 돈만 받아 챙기기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의료용 산소가 귀해진 멕시코에서 절박한 환자 가족들을 울리는 관련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27일(현지시간)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79만 명, 사망자는 15만2천여 명에 달하는 멕시코에선 최근 병상 부족과 함께 산소 부족도 심화했다.
병상이 없어 입원하지 못한 중증 환자들이 산소탱크를 공수해 집에서 산소를 공급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빈 산소탱크를 구하기는 매우 어려워졌고, 산소탱크가 있어도 보호자들이 수시로 다시 충전하기 위해 충전소 앞에 몇 시간씩 줄을 서야하는 상황이다.
산소가 귀해지다 보니 이를 틈 탄 각종 범죄도 잇따르고 있다.
올가 산체스 코르데로 멕시코 내무장관은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가짜 판매, 암시장 등 산소탱크 관련 범죄가 보고되고 있다"며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단순히 폭리를 취하는 것부터 인터넷 판매 사기, 절도 등까지 범죄의 형태도 다양하다.

멕시코 일간 레포르마에 따르면 의료용 산소탱크 1개의 가격은 4천∼7천 페소(22만∼39만원)가량인데 암시장에서는 3만 페소에도 팔린다.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선 지자체가 설치한 무료 산소 충전소에 줄을 서 산소를 받은 후 암시장에서 이를 비싼 값에 판매하는 조직도 있다고 레포르마는 전했다.
공업용 산소를 의료용을 속여 팔기도 하고, 인터넷 등에 다른 곳보다 싼 가격에 제품을 올려놓은 후 돈만 받고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경찰과 연방소비자보호청은 지금까지 산소탱크와 산소농축기 등을 판매하는 불법 사기 사이트 수백 개와 페이스북 프로필 700개를 발견해 폐쇄했다고 밝혔다.
산소탱크 강·절도 사건도 잇따라 보도됐다.
최근 북부 소노라주의 한 병원에선 무장 괴한이 침입해 산소탱크 7개를 훔쳐 달아났다. 멕시코주에선 산소통 55개가 실린 트럭을 도난당했다가 되찾기도 했다.
리카르도 셰필드 멕시코 연방소비자보호청장은 산소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업체들과 의료용 산소 생산을 늘리기로 합의했으며, 북부 지역에선 미국에서 산소를 수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셰필드 청장은 아울러 아직 산소가 필요 없음에도 만약을 대비해 산소탱크를 구입했거나, 더는 산소탱크가 필요 없어진 이들은 다른 사람이 쓸 수 있게 반납해 달라고 당부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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