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교사, 사태 당일 트럼프 지지집회 참석 셀카 올려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미국의 중학교 교사가 지난 6일(현지시간) 발생한 연방 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정직되자 부당한 징계라고 맞서고 있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은 미 펜실베이니아주(州) 앨런타운 교육구의 중학교 사회 교사인 제이슨 무어헤드(44)가 교육구를 상대로 직무 복귀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7일 앨런타운 교육구는 무어헤드가 의회 폭동에 관여했다며 그의 직무를 정지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조처의 근거는 무어가 사태 당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게시글이었다.
당시 무어헤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워싱턴DC 지지 집회에 참석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문구가 새겨진 모자를 쓴 모습으로 셀카를 찍어 올렸다. 사진과 함께 "시민으로서 의무를 다하고 있다"는 글귀도 적었다.
이어 "의사당은 보험 가입이 돼 있으니 걱정할 것 없다"라며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을 옹호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또 뿔이 달린 털모자를 쓰고 얼굴에 페인트를 칠한 채 상원 연단에 오른 제이컵 앤서니 챈슬리의 사진과 함께 "여러 방면에서 잘못됐지만, 어찌 됐건 웃기다"라는 글도 적었다.
무어헤드의 게시글이 인터넷에서 확산하자 지역 주민들은 그의 해고를 촉구했고, 교육구는 하루 뒤인 지난 7일 그의 직무를 정지했다.
무어헤드는 사태 당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온 집회에 참석하긴 했지만 의사당과는 1마일 이상 떨어져 있었다는 입장이다.
그는 AP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일을 잘했다고 봤고, 어쩌면 그가 마지막으로 여는 대규모 집회일 수 있어서 직접 발언을 듣고 싶었다"며 집회에 참석한 이유를 설명했다.
집회가 끝난 후 그는 화장실을 찾아 워싱턴기념탑과 백악관 주변을 맴돌았다고 해명했다. '의사당 보험' 관련 글을 올렸을 땐 의회 폭동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무어헤드는 교육구의 처분 이후 사람들이 자신을 "폭력적 극단주의자"로 간주해 교사로서 신뢰를 잃었다며 교육구 차원의 사과와 직무 복귀를 요구하고 있다.
그의 변호인은 교육구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구는 무어헤드 변호인에게 지난 25일 서한을 보내 "무어헤드의 사진과 게시글이 낳은 반응을 고려하면 일시적인 조처는 불가피하다"라면서 조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young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