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바이든 지원 속 첫 여성·흑인·남아시아계 정체성 살려 존재감 과시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27일(현지시간) 정오께 미국 백악관 아이젠하워 행정동의 부통령 사무실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들어섰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백악관 고위직인 아내 에번 라이언이 들고 있는 작은 책자에 왼손을 올리고 오른손을 들어 선서했다.
보통 성경에 손을 올리고 선서하지만 블링컨 장관이 손을 올려놓은 건 미국 헌법이라고 백악관 공동취재단을 전했다.
선서를 주재한 해리스 부통령은 "축하합니다, 장관님"이라며 블링컨 장관의 공식적 내각 합류를 환영했다.
블링컨 장관은 전날 상원 인준을 받은 뒤 국무부 동료의 주재로 취임선서를 진행, 곧바로 업무에 돌입했지만 이날 해리스 부통령 앞에서 공식 취임선서를 했다.
이로써 해리스 부통령은 내각 중 '빅3'로 꼽히는 국무·국방·재무장관의 취임선서를 주재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선보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날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취임선서를 주재했다. 첫 여성 부통령이 첫 여성 재무장관의 취임선서를 이끈 것이다.
이틀 전엔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취임선서에 등장했다. 첫 흑인 부통령이 첫 흑인 국방장관의 취임선서를 주재한 것이다.
첫 여성·흑인·남아시아계 부통령이라는 여러 정체성을 보유한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에서 갖는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통상 장관의 취임선서는 대통령이 받지만 해리스 부통령을 전면에 내세운 데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오스틴 장관의 취임선서를 받았다는 해리스 부통령의 트윗을 끌어와 "첫 흑인이자 남아시아계 여성 부통령이 첫 국방장관의 취임선서를 받았다. 역사적인 일"이라고 치켜세웠다.
부통령은 보통 대통령의 그늘에 가려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지만 '첫' 타이틀을 여러 개 가진 해리스 부통령에게 활동 반경을 넓혀주며 실세로서의 위상을 키워준 셈이다.
56세인 해리스 부통령은 당선 직후부터 미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인 바이든의 보완재 역할을 하며 국정 전반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 실세 부통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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