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질병 사전방역 제도화…농촌 취약계층 안전망 튼튼히
김현수 장관 "올해는 탄소중립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첫발"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디지털화, 저탄소 전환 등 시대적 흐름과 요구에 맞게 농업 구조를 바꾸고 농촌을 한국판 뉴딜의 핵심 공간으로 재생하는 사업을 정부가 추진한다.
아울러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요성이 더 커진 식량안보의 기반을 구축하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 동물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방역체계를 제도화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 농식품부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28일 발표했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올해를 '탄소중립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첫발을 내딛는 해'라고 평가하면서 "농업은 백년대계임을 명심하고 농업 구조 전환과 농촌지역 뉴딜을 위해 비상하고 치열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식량 안보와 안전 튼튼하게…스마트팜·온라인 거래로 혁신
농식품부는 우선 식량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기반인 우량농지를 확보하고 주요 곡물의 자급기반을 확충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농지 원부 정비를 연내 마무리하고, 소유자 주소지에서 농지 소재지로 관할 행정청을 변경해 농지 원부 관리를 체계화한다.
수입 비중은 큰 밀·콩 등은 전문생산단지와 저장·처리시설 등 인프라를 확충하고 수요처 발굴, 유통 관리를 통해 국산 곡물 소비를 늘릴 여건을 조성한다.
국산 밀·콩의 비축량은 2025년까지 각 3만t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 식량 위기에 대응할 대내외 역량도 강화한다.
농업 관측은 정밀화하고 자조금의 기능을 강화해 생산자 중심의 자율적 수급 안정 체계를 안착시킨다.
마늘과 양파 의무자조금은 경작 신고 면적에 따라 자조금을 나눠 내도록 하고, 수급 불안이 예측되면 재배면적을 조절하는 등 사전 대응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유통환경 변화에 대응해 도매시장의 역할과 기능을 재정립하기 위한 '도매시장 유통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가축 질병은 법령 개정을 통해 고위험 지역에 축사가 들어서는 것을 제한하고 시설 기준을 강화해 발생을 미리 차단한다.
AI 중점방역관리지구로 지정된 지역은 농가에 강화된 방역시설을 의무화하고 가금사육업 신규 허가를 금지한다.
비닐하우스 등 방역에 취약한 오리농가의 사육시설의 허가 기준을 강화하고 소독·방역시설 설치 의무가 없는 소규모·기타 가축 농가의 소독·방역시설 기준을 마련하는 등 사각지대를 최소화한다.
전국 모든 양돈농장에는 강화된 방역시설 기준을 단계적으로 적용한다.
아울러 방역 지원 체계를 개선해 축산농가와 업계의 방역 책임성을 높이고 축산업계의 자율적인 방역 노력이 이뤄지도록 유도한다.
올해는 전국 4곳의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차례로 완공된다.
이에 따라 혁신밸리 내 보육센터와 임대온실에서 스마트팜 전문 인력과 청년농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생산성 향상 기술, 인공지능 기반 무인·자동화 기술 등 스마트팜 관련 연구개발(R&D)을 추진한다.
혁신밸리 데이터를 비롯해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스마트팜 인공지능 경진대회를 비롯한 다양한 활용 계기를 제공해 데이터 농업의 기반도 강화할 계획이다.
온라인 도매거래 비중은 지난해보다 2배로 확대해 디지털 유통혁신을 촉진한다.
농식품 수출 지원체계도 온라인 중심으로 개편한다. 해외 온라인 유통플랫폼 진출을 확대하고, 온라인으로 직접 수출이 가능한 농식품 기업을 100개소 육성한다. 이와 함께 상시 수출 상담이 가능한 온라인 거래(B2B) 플랫폼을 구축한다.
김 장관은 "농업의 구조 전환은 재배방식부터 비료 등 투입재까지 농업 전반의 변화를 수반하고 농산물 유통·소비 변화도 뒷받침돼야 한다"며 "농업인과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 농촌, 기후변화 핵심 역할…귀농인 지원하고 취약계층 안전망 확대
올해 정부는 농업·농촌이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서도록 여건을 만들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제2차 농업·농촌 분야 기후변화 대응 기본계획'을 조기에 수립하고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흡수,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목표와 과제를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축산과 벼농사를 중심으로 농업 전후방의 탄소 저감을 실천한다.
축산에서는 적정 사육 규모를 유지하면서 축산 분뇨의 에너지화와 정화 처리를 확대하고, 저(低)메탄 사료를 개발·보급해 가스 배출량을 줄인다.
벼농사는 온실가스 저감 농법을 개발해 보급하고 우수 농가에 인센티브를 준다.
농식품부는 주요 농업 시설의 'RE100'(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을 포함한 '농업·농촌 에너지 전환 계획'을 연말까지 수립할 계획이다.
'농촌공간계획'을 통해 축사·온실·신재생 에너지 시설 등을 단지화하고 재생에너지 생산과 이용의 순환 모델로 확산한다.
아울러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관계부처와 함께 농촌공간계획을 수립하고 '살고 싶은 농촌'을 만들기 위한 종합적인 농촌 재정비 프로젝트에 착수할 계획이다.
올해는 정주환경 개선이 시급한 5개 시·군의 공간계획 수립을 지원하고, 근거 법률 제정을 추진한다.
안정적인 귀농·귀촌을 유도하기 위해 처음으로 '농촌에서 살아보기' 사업도 추진된다.
도시에서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500가구를 대상으로 최장 6개월간 농촌에 미리 거주하면서 농작업 등을 체험할 기회와 임시 주거지, 체류비 일부를 지원한다.
이 밖에 농촌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면서 농식품 바우처 등 농산물 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지원 효과를 극대화하도록 관련 사업의 통합·확대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전날 이번 업무계획을 브리핑한 박영범 농식품부 차관은 "엄중한 역사의 전환기에 농업·농촌이 전환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그동안 추진해온 것들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면서 식량안보에 튼튼한 기반을 세우고 농촌공간계획과 농업구조의 저탄소 전환 등 새로운 시대를 위한 주춧돌을 놓겠다"고 강조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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