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정현 게임학회장 "국민 고통 분담에 지금이라도 노력해야"
"신임 문체부장관, 게임 질병코드 및 판호 문제 해결 의지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넥슨·엔씨·넷마블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수혜를 입은 만큼 더 적극적으로 사회 공헌에 나서야 한다는 학계 목소리가 나왔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28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메이저 게임사들의 반성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위 교수는 "코로나 사태로 게임사들은 전년 대비 대폭 성장했고, 어떤 게임사는 매출이 2배 늘기도 했다"며 "게임이 대표적인 수혜 산업인데, 메이저 게임사들은 국민 고통 분담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가 창궐하자 블리자드·라이엇게임즈 등 글로벌 게임업계와 함께 '게임으로 거리 두기'(Play Apart Together) 캠페인을 펼친 바 있다.
이때 한국게임학회는 국내 게임업계도 이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는데, 캠페인에 참여한 게임사는 전무했다.
위 교수는 "게임에 질병코드를 부여하려 했던 WHO가 게임으로 코로나를 극복하자고 했을 때 게임업계가 동참했다면 국민적 지지와 신뢰를 얻으면서 질병코드 부여의 정당성을 지웠을 것"이라며 "그러나 게임사들은 노력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익공유제 같은 고통 분담 모델에 국민적 지지가 형성되면 게임업계는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게임업계는 지금이라도 국민 고통을 완화하려는 노력을 신속히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원격 교육에서 문제가 되는 학력 격차 등의 교육 문제에 게임이 공헌한다면 지지 기반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위 교수는 게임이용 장애(게임중독) 질병코드 대응 민관협의체에서 2년 전 시작했던 연구용역 결과가 올 3월께 나올 것이라면서, 결과가 나오면 게임 중독 질병코드 추진 움직임이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단호한 반대 의지가 요구된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 전 세계인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해 게임을 즐겼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위 교수는 게임 중독이나 사행성 이슈가 불거지면 늘 한국 게임의 문제로 지적되는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 문제도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확률형 아이템은 반복적 구매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유저를 몰고 간다. 이런 문제는 계속 논란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우선 확률을 정확히 공개하도록 하고, 확률형 아이템의 적정성 부분도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임 문체부 장관과 외교부 장관에게 게임학회와 게임업계가 중국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 문제를 계속 강조해야 한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위 교수는 "문체부·외교부 장관은 중국이 한국 게임에 판호를 내주지 않고 있는 것이 한중 경제·문화 협력의 큰 장애물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중국 게임 심의·규제를 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메이저 게임사들은 중국과 경쟁하고 글로벌 진출에 더 나서야 할 상황인데, K팝이나 부동산 산업에 관심을 보여 우려스럽다"며 "신규 IP(지적재산) 개발에 나서지 않으면, 10년 후 한국 게임 산업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h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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