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중련판에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 구축' 책임 부과"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정부가 홍콩에 파견하는 인력을 100명 증원하며 홍콩에 대한 직접통치 강화에 나섰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SCMP는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 중국 정부가 지난 1년간 중국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중련판)로 약 200명의 새로운 간부를 파견했으며, 이중 절반은 기존 인력의 교체이고 나머지 절반은 새롭게 증원 파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홍콩의 상황으로 인해 인력 교체가 예상보다 지연됐으며, 약 100명의 새롭게 증원된 인력 대부분은 최근 파견됐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새롭게 증원된 인력은 대체로 소셜미디어 등의 분야 전문가들로 "홍콩에서 새롭게 시작할 준비가 된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련판이 이처럼 인력을 증원한 것은 중국 정부가 중련판에 '더 많은 책임'을 부과했기 때문이며, 여기에는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을 확실히 구축하고 코로나19 통제, 젊은세대와의 소통, 장기 통치 과제의 확인 등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중국은 그간 '홍콩인이 홍콩을 다스린다'(港人治港)는 원칙을 내세워왔지만, 2019년 홍콩에서 대규모 반중 시위가 벌어진 이후부터 '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려야 한다'(愛國者治港)는 쪽으로 입장의 변화를 보였다.
또다른 소식통은 이들이 파견 직전 광둥성 선전(深?)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으며 공산당 규율에 관한 재무장 교육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제 중련판이 홍콩에서 실질적으로 일을 할 것이며 공산당 규율을 따르는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공산당 규율 재무장 교육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SCMP는 지난해 2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측근인 샤바오룽(夏寶龍)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 및 비서장이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HKMAO) 주임을 겸임하게 된 것을 시작으로 중국 정부가 홍콩에 대한 직접적 접근에 나섰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주 스커후이(施克輝) 광둥성 반부패국장이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 신임 기율검사감찰조장에 임명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부연했다.
이번에 중련판에 파견된 이들 중에는 중국청년보 기자 출신 정린도 있는데, 그는 소셜미디어 전문가로서 홍보·문화·스포츠 부서 부주임을 맡는다.
그의 상사인 루신닝 중련판 부주임은 2019년 중련판으로 옮기기 전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서 소셜미디어 활동을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베이징항공항천대 홍콩문제 전문가 톈페이룽은 SCMP에 "중련판 인력 증원은 중국 정부가 홍콩 문제에 깊이 관여하기로 결정한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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