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지난해 전 세계 기니벌레(메디나충) 감염자 수가 1년 사이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퇴치에 근접했다고 AP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에 있는 카터 센터의 새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니벌레 발병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6개국에서 단지 27건에 불과했다. 이는 2019년 발병 수의 절반밖에 안 된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세운 카터 센터는 동물 감염도 20% 감소했다고 밝혔다.
기니벌레 감염 감소는 전 세계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가운데 보건계에 반가운 소식이다.
카터 센터는 세계적으로 많은 프로그램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니벌레를 박멸하려는 지역사회 기반 프로그램은 최대 95%까지 계속 운용됐다고 설명했다.
카터 센터의 애덤 와이스 기니벌레 퇴치 프로그램 국장은 "(퇴치 노력이 시작된) 1986년 당시만 해도 감염자가 21개국에서 연간 350만 명에 달했다. 대부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였지만 중동과 아시아에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약이나 백신을 써야 하는 다른 질병과 달리 기니벌레는 사람들이 깨끗하게 거른 물을 마시도록 훈련하는 것만으로도 뿌리 뽑을 수 있다.
앞으로 당면한 과제는 교육 및 감시와 더불어 사람들이 안전한 음용수에 계속 접근하도록 하는 것이다.
기니벌레의 애벌레는 고인 물속에 있다가 사람이 이 물을 마시면 인체 내에서 성장한다.
벌레는 1년 동안 약 1m 길이로 자라 몸속에서 돌아다니다가 피부 표면에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궤양을 만든다. 발이나 다리 등을 통해 튀어나오는 이 벌레를 몸에서 완전히 빼내는 데는 며칠에서 몇 주가 걸린다.
카터 센터에 따르면 기니벌레는 1980년대 퇴치된 천연두에 이어 두 번째로 근절되는 병원체 또는 기생충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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