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공간서 중·러 도전받는 미, 국방부·NASA 벽 허문다

입력 2021-02-02 05:52  

우주공간서 중·러 도전받는 미, 국방부·NASA 벽 허문다
중·러 킬러위성 개발에 군·민간 분리 60년 전통 포기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우주 공간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미국이 반세기 넘게 이어진 전통을 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와 미항공우주국(NASA)이 달 탐사와 위성 수명 연장 등 우주개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합동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금까지 민간 영역인 NASA와 국방부의 업무를 명확히 구분해왔다.
1958년 NASA 설립 때부터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은 '새로운 우주 개발 기관은 국방부 산하에 설치해야 한다'는 군과 정치권 일각의 요구를 일축했다.
NASA는 출범 이후 60년 넘게 군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했다.
우주선 조종 업무에 군 장교가 포함되거나 일부 실험 데이터가 공유되는 수준의 협력은 있었지만, NASA와 국방부 사이엔 분명한 선이 존재했다.
WSJ은 이 같은 전통이 무너지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지난 러시아와 중국이 개발 중인 신형 우주 무기 '킬러 위성'이라고 전했다.
킬러 위성은 우주 공간에서 적국 위성을 공격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수많은 군사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은 미국 입장에선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방부는 민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장을 정했고, 결국 NASA와의 합동 사업이라는 결과를 도출했다.
일단 지난 2019년 창설된 우주군이 군과 NASA의 합동 사업에 중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우주군은 최근 레이저 등 적의 공격 등으로부터 미국의 위성을 지킬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NASA와 공동 연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도 이 같은 움직임에 긍정적인 입장이기 때문에 향후 군과 NASA의 합동 사업은 속도를 낼 전망이다.
우주 관련 민간기업인 블루 캐니언의 창업자인 조지 스태퍼드는 "현재 적국들은 우주 공간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며 "군 수뇌부는 당면 과제 해결을 위해 NASA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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