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의 동맹' 압박하나…캐나다·호주에 맹공

입력 2021-02-02 10:04  

중국, '미국의 동맹' 압박하나…캐나다·호주에 맹공
주중 캐나다대사관 '우한 박쥐' 티셔츠에 강력 항의
호주, 코로나 방역 순위 발표에 중국 빼자 불만 토로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동맹국들을 통한 대중국 압박을 시도하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캐나다와 호주와 대립각을 세우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캐나다는 미국의 인접국이자 전통적인 맹방이며 호주는 대중국 압박을 목표로 하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정책의 토대인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협의체)의 핵심 참여국이다.
2일 환구망(環球網) 등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전날 중국 주재 캐나다 대사관의 '우한 박쥐' 티셔츠 주문을 문제 삼아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
중국은 특정 사안에 대해 외교 경로로 항의한 경우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는 표현을 쓴다.
주중 캐나다 대사관 직원들이 최근 우한 박쥐 문양이 들어간 티셔츠를 주문 제작하자 중국 정부는 이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중국 책임론'을 부각하는 걸로 인식하고 강력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캐나다 정부에 해당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줄 것과 더불어 중국 정부에 공식 해명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은 지난해 1월 코로나19 대규모 발병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원지라는 지적을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들이 우한에서 관련 조사를 벌이고 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코로나19는 인류 공동의 적으로 WHO와 국제사회는 특정 국가와 지역을 바이러스와 연관 짓고 오명화하는 것을 반대한다"면서 캐나다 총리를 포함해 관료들도 같은 입장을 보인 바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 중국 책임론'을 제기했다가 혹독한 보복을 당하고 있는 호주 또한 중국의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는 최근 전 세계 98개국의 코로나19 방역 상황 순위를 발표하면서 중국은 제외했다. 연구소 측은 중국의 경우 공개된 수치가 적어 조사에 넣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방지 노력이 왜곡될 수 있다면서 한 국가의 방제 상황은 사실대로 알려야 한다고 호주를 겨냥했다.
왕원빈 대변인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중국은 신속하고 정보를 전파했다"면서 "중국은 전면적이고 철저한 코로나19 사태 예방과 통제 조치를 했다"고 강조했다.
왕 대변인은 중국에서 코로나19 발병 후 2개월만에 일일 코로나19 확진자를 한 자릿수로 줄였고 3개월만에 우한 및 후베이에서 방역에 큰 성공을 거뒀다고 반박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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