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2020년 1천20개서 838개로…"증오단체 회원 아니어도 연락"
사법당국에 '국내 테러 기구' 설치 제안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미국 내 극우 성향의 증오단체가 거점을 온라인으로 옮기면서 추적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지난달 6일 워싱턴DC 의사당 난입에 적극 가담한 '프라우드 보이스'(Proud Boys)와 같은 증오단체의 숫자는 지난 2018년 1천20개, 2019년 940개에서 2020년 838개로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증오단체의 동태를 감시하는 미국 비영리기관 남부빈곤법률센터(Southern Poverty Law Center·SPLC)가 1일(현지시간) 공개 예정인 보고서를 AP통신이 입수해 보도한 내용이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측정법상 단체 숫자가 감소한 것일 뿐 편견과 증오 역시 줄어들었다고 해석할 수 없다고 해석했다.
이 단체는 증오단체의 상당수가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같은 기존 소셜미디어에서 배척당하자 암호화된 소셜미디어로 파고들었다는 것이다.
여전히 이를 통해 개개인이 이들 단체의 회원이 되지 않고도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고, 의사당 난입과 같은 단체 행동도 벌일 수 있다는 게 이 단체의 지적이다.
실제로 백인 인종주의 단체는 지난해 100개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그 이전 2년 동안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과 정책에 자극받아 대규모로 늘어났다고 한다.
또 반이민과 반이슬람, 반성소수자 단체의 대면 모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줄어들었으나 단체 숫자 자체는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자 국토안보부가 반정부 민병대와 백인 우월주의 단체 등의 테러 경보를 발령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의사당 난입 사태의 용의자가 연루된 단체로 프라우드 보이스 외에도 극우 음모론 단체인 큐어넌(QAnon), 준무장 단체 오스 키퍼스(Oath Keepers), 반정부 민병대 조직 스리 퍼센터스(Three Percenters) 등이 지목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마지막 해에 인종주의와 각종 음모론 등이 가장 만연했다고 SPLC는 밝혔다.
SPLC가 지난해 8월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9%는 '백인이 우월한 인종이라고 믿는 사람을 개인적으로 안다'고 답했고, 51%는 경찰의 과도한 진압보다는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 운동 때 발생한 약탈과 폭력이 더욱 문제라고 생각했다.
이에 따라 이 단체는 인종차별과 폭력을 줄이기 위해 ▲국토안보부·법무부·연방수사국(FBI)에 국내 테러 감시 기구 설립 ▲증오 범죄 데이터 수집 ▲증오 범죄의 처벌 중심에서 예방으로 예산 전환 등을 제안했다.
aayy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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