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 아이스' 회원이면서 중국과 자유무역협정 확대"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과 미국·호주 등 서방 국가들의 관계가 악화한 가운데, 태평양 섬나라 뉴질랜드가 중재자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홍콩 매체가 전망했다.
뉴질랜드가 미국·영국·캐나다·호주와 함께 영어권 정보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스(Five Eyes)의 일원이면서도, 중국과는 지난달 자유무역협정을 확대하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일 전문가를 인용해 "파이브 아이스 회원국 중 유일하게 중국과 분쟁하지 않는 뉴질랜드가 이들 나라들과 중국 간 '정직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록 뉴질랜드도 파이브 아이스 다른 회원국과 마찬가지로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의 5G 장비 사용을 금지했지만,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입장과 미국에 경도되지 않는 독립적인 외교정책은 이웃 나라 호주와 분명히 다르며 이는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가능하게 한다는 해석이다.
뉴질랜드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의 원년 멤버로서 중국의 CPTPP 가입을 돕거나, 기후변화 문제에서 미중 간 협력을 중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SCMP는 뉴질랜드 역시 대만의 세계보건기구(WHO) 옵서버 자격 취득이나 코로나19에 대한 독립적 조사를 지지하고 있지만 이들 문제에서 앞장서서 목소리를 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뉴질랜드가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보다는 중국과 서방 국가들에 협상 테이블을 제공하는 '중립적 장소'로서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더 높게 점쳐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조 바이든 신임 미국 대통령이 취임 2주일이 되도록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하지 않고, 바이든 행정부 관료들이 잇달아 강경한 대중 정책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하는 상황에서 어떠한 중재자도 무용하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미국 버그넬대 주즈췬(朱智群) 중국연구소 소장은 SCMP에 "미국과 중국 모두 상대방의 핵심 이익과 한계선을 잘 알기 때문에 양국 간 중재자는 필요없다"면서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진 중재자라도 일부 국가들의 견고한 냉전식 사고방식을 바꿀 수는 없다"고 밝혔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